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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서 만난 정의선ㆍ신동빈…미래차 협업 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방문해 응용실험실 내 메셀로스 제품이 사용된 배기가스 정화용 자동차 세라믹 필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방문해 응용실험실 내 메셀로스 제품이 사용된 배기가스 정화용 자동차 세라믹 필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롯데지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최근 롯데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분류되는 첨단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미래 차 분야에서 양사의 협력 모델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25일 재계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오후 4시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에서 신 회장을 만나 미래 차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이 롯데케미칼 사업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회장이 현장 경영의 목적으로 이 사업장을 찾는 과정에서 만남이 성사됐다.

의왕사업장은 과거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본사가 있던 곳이다. 현재는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카보네이트(PC)와 같은 고기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ㆍ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양사가 미래 차 분야에서 첨단 소재를 중심으로 새로운 협력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과 함께 지난달 30일 친환경 미래차의 현장인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 현대모비스의 M.비전S 미래형 자동차를 시승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과 함께 지난달 30일 친환경 미래차의 현장인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 현대모비스의 M.비전S 미래형 자동차를 시승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재계 관계자는 “양사가 미래 전기차와 수소차 등에 내ㆍ외장재로 적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제품군 등 첨단 소재를 중심으로 협력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자동차 소재의 경량화는 배터리와 함께 친환경 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핵심 기술 요소”라고 말했다.

전기차나 수소 전기차의 주행거리 확대는 전 세계 완성차 업체가 친환경 차 시장 선도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핵심 과제다. 통상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은 배터리 밀도 향상, 내ㆍ외장재 경량화 등을 통해 차의 무게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이 배터리에 이어 신소재 관련 기술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일각에선 롯데그룹의 국내 유통망을 현대차그룹이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미래 차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모빌리티 소재 사업에 적극적이다. 지난 2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선 “첨단소재 사업은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며 “현대차를 포함한 여러 회사와 협업을 가속화 해 모빌리티소재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신 회장도 지난 8월 의왕사업장 방문 당시 “자동차, 전기·전자, 통신, 의료기기를 망라한 화학소재 사용 제품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세상의 첨단 제품에 롯데의 첨단소재가 탑재돼 훌륭한 가치를 만들어내도록 우리만의 색깔과 소재 설계 역량을 키우자”고 임직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중앙포토

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중앙포토

정 회장은 올해 들어 재계 총수들과의 만남을 연달아 가지면서 보폭을 넓혀 왔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배터리 3사 총수를 만났다. 신 회장과 회동하면서 이른바 ‘5대 그룹’ 총수를 모두 만난 셈이다.

지금까지의 회동이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것이었다면, 이날 회동은 소재 분야까지 미래 신성장 동력 전반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 회장과 신 회장의 단독 회동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찾은 정 회장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을 앞두고 신 회장으로부터 초고층 빌딩 건립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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