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공기업 '노동이사제' 합의…직무급제는 자율에 맡겨

중앙일보

입력 2020.11.25 15:13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입법을 국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공기업 효율성 제고를 위한 직무급제 도입의 추진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노동이사제는 국회에 조속한 법 개정을 요구한 반면, 직무급제는 자율 추진을 명시해 온도 차를 보였다.

노동이사제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노동이사제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회는 25일 내놓은 ‘공공기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합의문’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해 국회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개정 논의를 조속히 실시할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발족한 공공기관위원회는 공공부문 노사관계의 핵심 이슈인 노동이사제와 임금체계 개편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해왔다. 이병훈 위원장(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과 정부, 노동계 인사 등 11명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노동이사제는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가 참석하도록 하는 제도다. 노동자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는 장치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다.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현재 서울시나 경기도 산하 일부 지방 공공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위원회는 노동이사제 도입 이전에도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 참관, 의견 개진, 비상임이사 선임 등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노동이사제 공공부문 전면 도입을 위한 공공기업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하 '공공기관운영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노동이사제 공공부문 전면 도입을 위한 공공기업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하 '공공기관운영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경사노위의 합의에 따라 주요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 도입 요구는 커질 전망이다. 법제화 가능성도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상임 노동이사를 두도록 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노동이사제를 시행하면 노동자의 경영 참여로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노조가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가지게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공공기관의 처우는 민간기업 대비 처우가 좋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이사제가 공기업 방만 경영 개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원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경영 의사 결정에서 지나치게 노조의 이익을 우선할 수 있다”며 “특히 공기업 노조 상당수는 양대 노총 산하 노조여서 노동 이사가 결국 거대 노조의 산하 기구 역할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사정위는 이날 합의문에서 공공기관의 직무급제 도입 추진 방침도 밝혔다. 노사정위는 “직무 중심 임금 체계 개편은 획일적ㆍ일방적 방식이 아닌 기관별 특성을 반영해 개별 공공기관 노사합의를 통해 자율적ㆍ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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