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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하면 땡땡이? 일하는 시간 오히려 늘어났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뉴욕에 거주하는 한 부부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뉴욕에 거주하는 한 부부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많은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생겨났다. 사무실로 출퇴근하던 근로자들의 재택근무도 코로나19가 바꾼 대표적인 일상이다.

업무용 S/W업체 아틀라시안 65개국 분석 #대유행 시작하면서 평균 30분 더 일해 #미국·영국·독일은 30분, 한국은 7분 늘어

통상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업무를 보는 대신 딴짓을 하고, 낮잠과 여유로운 점심 등 더 자유롭게 일할 거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끝없는 화상회의와 몰아치는 이메일과 업무 지시 메시지로 일하는 시간이 오히려 늘어났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업무용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아틀라시안의 자료를 인용, “재택근무로 근무시간이 평균 30분 늘어났다”고 전했다. “집에서 일하는 것은 많은 사람이 희망하는 것보다 덜 자유롭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틀라시안은 전 세계 65개국의 자사 업무용 소프트웨어 이용자의 사용 행태를 분석했다. 아틀라시안은 이용자들이 소프트웨어에 처음 반응한 시간과 마지막으로 반응한 시간을 기준으로 하루 업무 시간을 도출했다.

그 결과,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고 봉쇄조치를 시작한 3월 이후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재택근무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4~5월엔 65개국 일일 평균 업무시간이 1~2월보다 30분 늘어났다. 늘어난 업무 시간의 대부분은 저녁시간대에 몰려있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재택근무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4~5월 평균 근무시간이 1~2월부다 30분 늘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경우 7분이 늘어났다. [이코노미스트 캡처]

이코노미스트는 재택근무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4~5월 평균 근무시간이 1~2월부다 30분 늘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경우 7분이 늘어났다. [이코노미스트 캡처]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을 기준으로 지난해 평균 재택근무 비율은 14%였는데, (1차 봉쇄조치 기간이었던) 4월 재택근무 비율은 47%까지 올라갔다”며 “봉쇄조치가 완화된 10월까지도 재택근무 비율은 2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으로 재택근무가 상시화되기 시작한 4~5월에 대유행 직전인 1~2월보다 업무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근무시간이 가장 많이 늘어난 국가는 약 47분이 늘어난 이스라엘이었다. 미국은 32분, 독일과 영국은 30분 늘어났다.

한 직원의 책상에 재택근무 표지가 붙어있다. [뉴시스]

한 직원의 책상에 재택근무 표지가 붙어있다. [뉴시스]

반면 한국은 7분, 일본은 16분 늘어났는데, 이는 이미 평균 노동시간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길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틀라시안이 측정한 업무시간에 따르면 1~2월 미국, 영국, 독일 등은 일일 평균 업무시간이 7시간이 넘지 않았지만, 한국과 일본은 7시간 30분에 근접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과 일본은 세계에서 일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임에도 (근무시간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대유행 이전보다 근무시간이 줄어든 국가는 브라질과 중국뿐이었다.

또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본격화하면서 낮시간 보다는 아침저녁에 일을 몰아서 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는 “재택근무로 발생한 업무의 융통성을 사람들이 활용하면서 생긴 변화”라고 분석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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