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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어디에 ‘메기’ 풀릴까…금융위, 보험업부터 경쟁도 평가

중앙일보

입력

금융위원회가 카카오뱅크ㆍ케이뱅크 등에 이은 제2의 메기를 모색한다. 내년까지 은행, 보험, 신용카드 등 각 업종의 경쟁도를 평가해, 경쟁이 더 필요한 시장에는 진입 요건을 개선하기로 하면서다.

카카오뱅크. 연합뉴스

카카오뱅크. 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25일 ‘금융산업 미래전망과 경쟁도 평가’ 회의를 열었다. 지난 2018~2019년에 이어 두 번째를 맞는 ‘2기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의 첫 회의다. 보험업, 신용평가업, 은행업, 신용카드업 등 각 금융업종이 경쟁시장인지 집중(독과점)시장인지를 평가해 진입 장벽을 조절하는게 목적이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 4차 산업혁명으로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제조와 판매가 분리되며, 고객의 경험이 중요해지는 빅블러 현상(big blurㆍ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 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현재의 진입과 영업규제 등이 디지털금융 촉진과 혁신에 부합되는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 집중도 평가해, 경쟁 부족한 시장엔 진입장벽 완화

2기 평가위원으로는 보험연구원장을 지낸 한기정 서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12명의 위원이 위촉됐다. 위원회는 올해 중 보험업을, 내년 초 신용평가업, 내년 하반기 은행ㆍ신용카드업종을 평가하게 된다. 평가위는 각 업종의 수익성 등을 검토하고 당기순이익, HHI(허핀달-허시먼) 지수 등을 통해 금융업의 집중도와 경쟁환경을 평가하게 된다.

일단 올해 중 이뤄질 보험업만 보면 저성장 기조 속에 생명보험에서는 생존보험(건강ㆍ상해), 변액보험 등 저축ㆍ자산관리 시장이 손해보험은 일반손해보험(상해ㆍ질병ㆍ배상책임ㆍ화재) 등이 집중시장으로 분류됐다. 이런 분야는 경쟁이 약한 시장인만큼 진입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 특히 일반손해보험의 경우 소액단기보험을 다루는 소규모 보험회사의 진출이 활발해질 수 있다. 평가위는 “종합적인 규제완화를 검토하고, 다양한 특화보험사의 진입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산업 미래전망과 경쟁도 평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산업 미래전망과 경쟁도 평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플랫폼의 공습에, 수수료 규제 등도 검토

평가위는 각 산업의 경쟁도 외에도 디지털화 등 환경변화를 분석해 제도 개선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특히 플랫폼의 금융업 진출이 주요 분석 과제다.

보험업은 플랫폼의 보험업 진출 환경 속에서 공정경쟁 촉진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업체들은 보험판매ㆍ중개서비스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각 보험회사도 플랫폼 간의 제휴ㆍ협력도 확대하는 추세다.

플랫폼 업체의 영향력이 커지며 보험업계에서도 산업 종속이나 고액수수료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가 KB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 3곳과 자동차 보험 비교ㆍ판매 서비스를 준비했지만, 고액 수수료 논란에 사업이 무산된 게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보험사에 광고비 명목으로 보험료의 11% 수준의 수수료를 요구한 걸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계열사 상품 몰아주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판매수수료, 판매비중 등에 대한 각종 규제를 적용 받는 방카슈랑스를 예로 들었다. 평가위는 “플랫폼의 보험업 진출은 산업 특성상 나타날 수 있는 우월적 시장구조에 대한 규율체계도 필요하다”며 “시장지배력을 통한 과도한 수수료 요구시 보험료 상승, 온라인 보험시장경쟁 악화 등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기존 채널과의 공정한 경쟁질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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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신용평가업, 은행, 신용카드 평가  

내년 상반기에는 신용평가업에 대한 평가가, 하반기에는 은행업과 신용카드업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특히 은행업과 신용카드는 핀테크와 빅테크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 은행의 경우 핀테크 등 다양한 서비스 출현이 은행의 고객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지난 2018~2019년 진행된 제1차 경쟁도 평가 때 경쟁이 충분하지 않은 시장으로 평가된 곳에는 신규 진입이 벌어졌다. 소형ㆍ전문화된 은행 신규 인가를 고려하라는 결과가 난 은행업의 경우 2019년 12월 토스뱅크가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예비 인가를 받았다. 부동산신탁업도 2019년 대신자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 신영부동산신탁 등이 신규인가를 받았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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