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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대통령···尹 맘에 안들면 직접 쳐라" 저격 당한 '文의 침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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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정부는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 디지털 성범죄 같은 여성 대상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며 피해자를 빈틈없이 보호할 것"이라고 SNS에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와 관련해선 별 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정부는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 디지털 성범죄 같은 여성 대상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며 피해자를 빈틈없이 보호할 것"이라고 SNS에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와 관련해선 별 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연합뉴스]

“즐기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훨씬 더 문제다”(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에 대한 국민의힘의 비판이 문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직무정지 조치를 취한 당사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지만, 문 대통령이 추 장관에게 미리 보고를 받고 사실상 허용했다는 이유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당 율사 출신 의원모임에서 “사유 같지 않은 사유를 들어 검찰총장을 쫓아내려고 전(全) 정권이 총동원됐다”고 이번 사태를 규정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의 폭거도 문제지만 뒤에서 이걸 묵인하고 즐기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훨씬 더 문제다. (윤 총장이) 대통령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본인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해임을 하든지 하라”고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조폭의 집단 폭행이 생각난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추 장관과 여권이 윤 총장 머리에 들어가 팩트도 아닌 걸 짐작해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식으로 '관심법'을 쓰는 게 비겁하기 짝이 없다. 충격과 실망을 금하지 못한다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도 참으로 충격과 실망을 금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법조계 출신 의원들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징계청구와 관련해 대책 논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법조계 출신 의원들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징계청구와 관련해 대책 논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최다선(5선) 정진석 의원 역시 “참 비겁한 대통령”이라고 문 대통령을 직격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총장에게 닥칠 권력의 탄압을 일찌감치 예감했지만 이렇게 파렴치하고 적나라할 줄은 몰랐다. 이게 과연 문재인 정권이 살아날 길이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에선 이밖에도 “추미애를 앞세운 문재인 정권의 친위쿠데타. 대통령의 침묵은 비겁하다”(윤영석 의원) “대통령이 지시한 게 아니라면 추 장관은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전한 것이고,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라면 가장 비겁한 통치”(김웅 의원) 등 문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친문 586 세력의 전체주의적 성향이 87년 이후 우리 사회가 애써 쌓아온 자유민주주의를 침범하고 있는 사태”라고 지적했다. “좌든 우든, 진보든 보수든, 모두가 공유해야 할 공통의 규칙으로써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 추미애와 윤석열의 싸움이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저 짓을 하는 586들은 자신들이 민주주의자라 착각한다. 저 짓을 민주화 투쟁으로 여긴다”며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인용한 후안 린츠의 말에 따르면 ‘민주주의의 가장 위험한 적은 스스로 민주주의자로서 투쟁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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