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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학생 맞춤교육…교실도 분산형 재배치 고민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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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덮치면서 위기가 가속화한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본지 조사 결과 코로나 19시대를 맞아 학생들은 일주일 평균 2.2일 등교하고, 하루 4.3 시간의 온라인 수업을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온라인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학력 격차가 커지고 학교에서 쌓던 교우관계나 규칙적인 생활 습관 형성도 붕괴 직전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코로나세대, 잃어버린 1학년⑨

지난 6월 11일 오전 경기 부천 솔안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월 11일 오전 경기 부천 솔안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뉴스1

교육계에서는 코로나 19 같은 펜데믹 시대에 교육의 기능을 회복하고 온라인 수업 전면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튜터링(개별지도) 역량 개발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또 등교 수업에서 학생들의 참여형 활동을 늘리고 방역 수칙을 고려해 학교 공간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학교를 구심점으로 돌봄, 학습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지역 안전망 구축 필요성도 제기된다.

①학생 맞춤 개별지도

『미래 교육을 멘토링 하다』의 저자 김지영 TLP 교육디자인 대표는 “선생님들을 만나보면 하위권으로 내려가는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동기 부여해서 끌어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더라”며 “이때 결손의 문제가 생기는 아이들은 자기 주도적 학습이 안 갖춰진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혼자서도 적극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e학습 터나 EBS 온라인클래스 등 2개 플랫폼에서도 쌍방향 수업이 잘 이뤄지도록 피드백이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선생님의 수업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연수나 교원학습공동체 지원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에서 교사의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채팅이나 쪽지로 소통하거나 개별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첨삭지도를 통해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가정에서 학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김 대표는 “같이 마라톤을 뛰듯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온라인 학습의 장애 요소 등을 없애줘야 한다”며 “다만 학부모도 원격 수업이 처음인 만큼 ‘재택근무 가이드라인’과 비슷한 안내문 등을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교실의 모습. 자리는 한줄씩 배치돼 있고 책상마다 투명 가림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 류새봄 양]

중학교 1학년 교실의 모습. 자리는 한줄씩 배치돼 있고 책상마다 투명 가림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 류새봄 양]

코로나 신입생, 친구 몇 명이나 만들었나 그래픽 이미지.

코로나 신입생, 친구 몇 명이나 만들었나 그래픽 이미지.

②학교 공간 리모델링

교실에서 선생님과 칠판을 향해 한 줄씩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 가도 한 줄로만 앉느라 짝꿍이 없다고 불평한다. 건축공학 박사 학위 출신의 박성철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꼭 한 줄 배치를 선생님을 바라보고 해야 하는 건 아니다”며 “선생님은 가운데 있어도 된다. 누구든지 부르면 선생님이 달려갈 수 있는 멘토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나아가 교실도 분산형 구조로 재배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현재는 한 개 층에 1학년 1반부터 10반까지 한 개 학년의 교실이 죽 늘어선 구조다. 서너개씩 반을 묶어 해당 공간을 교실, 실습실, 자습실, 토의실 등으로 번갈아 가며 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학생들의 참여형 활동과 협업 활동을 촉진하는 동시에 코로나 19로 인한 감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박 연구위원은 “교실 안에서 칸막이를 치는 건 의미가 없다. 어차피 쉬는 시간이 되면 화장실도 가고 만나서 이야기한다"며 “소그룹 단위로 공간적으로 분리해서 이동 자체를 줄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③지역 안전망 구축

아프리카에는 ‘한 아이를 키우는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학교를 구심점으로 비상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학교가 다시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할 때도 즉시 원격 교육이나 재택 교육이 가능한 공간을 지역 사회 곳곳에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경애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주로 돌봄 기능, 문화적인 역할을 해온 지역사회 기관들도 앞으로는 학습을 지원해줄 수 있는 교육력을 키워야 하는 게 맞다”며 “인프라를 다시 구축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지역에 있는 주민센터 한 칸, 노인정 한 칸 등 어디든 소규모 학습장이 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 차원에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위문희·권혜림·정진호·이우림·편광현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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