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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참변' 스쿨존 횡단보도, 사고재발 우려에 아예 없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어린이보호구역 일가족 참변’이 일어났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가 주민 의견 수렴 끝에 폐지된다. 횡단보도에 신호등을 설치하는 안전대책이 제시됐었지만, 끔찍한 참변 뒤에도 보행자 배려 없는 운전자들이 많아 횡단보도를 아예 없애야 한다는 인근 주민들의 의견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24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아파트 단지 앞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한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 17일 이곳에서 교통사고로 2살 아이가 숨지고 30대 어머니와 4살 아이가 중상을 입었다. 프리랜서 장정필

24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아파트 단지 앞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한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 17일 이곳에서 교통사고로 2살 아이가 숨지고 30대 어머니와 4살 아이가 중상을 입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 시민권익위원회는 24일 광주시 북구 운암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현장 간담회를 진행한 결과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2곳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오전 8시 45분 이곳 어린이 보호구역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로 2살 아이가 숨지고 30대 어머니와 4살 아이가 중상을 입었다.

신호등 설치 대안 제시됐지만…“횡단보도 폐지” 주민 의견 높아

사고 당시를 기록한 CCTV에서는 한 손에 아이의 손을 붙잡고 또 다른 손으로 유모차를 붙잡은 어머니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중간에 위태롭게 갇힌 모습이 담겨 있었다. 광주시와 경찰 등이 지난 20일 현장 간담회를 열고 ▶신호등 설치 ▶과속·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 설치 등 대책을 내놨지만, 신호등 설치안은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이 30m 앞에 위치한 사거리 신호를 통과하려고 과속이나 신호 위반을 할 수 있어 사고 가능성이 있다는 주민 의견 때문이었다.

광주시와 경찰 등은 주민들을 상대로 추가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광주시와 경찰 등은 무단횡단을 막기 위해 보행자가 도로에 진입할 수 없도록 안전 펜스를 설치한다. 횡단보도 폐지안은 3개월 동안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친 뒤 보완책도 마련한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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