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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들이 움직이니 15% 뛰었다…코스피 최고가 일등공신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스피 최고가 행진의 일등공신은 외국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이면서 코스피를 15% 넘게 끌어올렸다. 미국 대통령 선거 종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으로 세계 경제가 정상화되면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외국인의 '사자' 기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코스피가 24일 이틀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17포인트(0.58%) 오른 2,617.76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코스피가 24일 이틀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17포인트(0.58%) 오른 2,617.76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11월 외국인 코스피 7조 순매수

2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5.17포인트(0.58%) 오른 2617.76에 장을 마쳤다. 전날 세웠던 사상 최고가 기록(2602.59)을 또 한 번 경신하며 고점을 높였다. 이달 들어서만 15.5% 치솟았다. 장중엔 2628.52까지 올라 2018년 1월 29일 기록한 장중 기준 최고치(2607.10)도 갈아치웠다. 기관 투자가와 개인이 각각 6900억원, 2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이 7200억원가량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7조14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이달 15거래일 중 지난 4일 하루를 빼고 주식을 연일 사들였다. 같은 기간 개인은 5조9600억원, 기관 투자가는 98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8~10월 석 달간 '셀 코리아(Sell Korea)'였던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이다. 11월이 끝나려면 4거래일이 남았지만, 현재까지 외국인 순매수액은 2013년 9월(7조6362억원) 이후 7년 2개월 만에 가장 많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11월 들어 경제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주식) 회피 움직임이 누그러들고 있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신흥국 증시로도 해외 큰손들이 돈을 넣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LG화학 집중 매수 

외국인은 특히 반도체와 2차 전지 업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24일 기준) 삼성전자 주식 2조44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그 덕에 24일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9.6% 뛴 6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최고가 경신이다. 외국인 자금이 몰린 건 내년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에 투자자의 배당 확대 기대가 더해진 결과란 분석이다. 외국인은 LG화학(1조3400억원)과 SK하이닉스(9800억원), 삼성SDI(4400억원) 주식도 많이 사 모았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는 계속될까. 증권가에선 '그렇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크게 원화 강세와 기업의 실적 회복을 근거로 꼽는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외국인은 국내 주식 상승에 따른 수익 외에도 환차익(환율 차이로 생기는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지난달 1130~1160원 선을 오가던 달러당 원화값은 최근 1100~1110원대로 올라섰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코로나19 3차 확산의 충격이 실적 반등 기대를 훼손하지 않는 이상, 외국인 수급 방향도 갑자기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내년까지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정부 개입 등으로 환율이 더 떨어지지(원화값이 더 오르지) 않으면 외국인 자금 유입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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