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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펀드 7대 의문 제기 "산은·조원태 해명하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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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KCGI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IFC빌딩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강성부 KCGI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IFC빌딩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강성부 펀드(KCGI)가 산업은행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향해 7가지 의문을 공개 제기했다. 7가지 의문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과 항공업 재편이 분리 가능한 사안이지 않냐는 것이다.

KCGI는 24일 오전 '산업은행과 조원태 회장이 해명해야 할 7대 의문'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 질의에 나섰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법원의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을 하루 앞두고서다.

"가처분 인용시에도 대안 다양…산은이 무시하고 있다"

KCGI는 먼저 산업은행과 조원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한 항공업 재편 과정에서 가능한 다른 대안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KCGI가 제기한 가처분이 인용되면 이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외부 컨설팅 결과에 따라 기존 계획대로 관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KCGI는 "산은과 조 회장이 진심으로 항공업 재편을 희망한다면 가처분 인용시에도 대출·의결권 없는 우선주 발행·자산매각·KCGI 주주연합 등 기존 주주에게도 참여기회를 주는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실권주 일반공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이 가능하다"며 "가능한 대안들을 여러 핑계로 무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립적 캐스팅보트는 기만…이면 합의 왜 공개 못하나"

이동걸

이동걸

KCGI는 산은이 주장하는 중립성이 국민 기만이라고 꼬집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저희는 중간에서 양쪽의 싸움을 견제하고 양쪽이 모두 생산적으로 갈 수 있게 중립적인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을 뿐이지 조원태 회장을 일방적으로 지원하지도 않고 3자 연합을 일방적으로 지원하지도 않는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발이다.

KCGI는 "산은이 한진칼 경영권에 대해서 중립적 캐스팅 보트만 갖겠다는 건 국민 기만"이라며 "그렇다면 왜 산업은행과 조원태 회장만 경영권 보장 계약을 체결하고 이면합의를 공개하지 못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사지명권도 문제 삼아..."산은 발표와 공시 달라 말 꼬여"

산은의 이사 지명권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KCGI는 "항공업 개편 명분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과 진에어에는 이사 지명권이나 의결권도 가지지 않고, 한진칼에만 의결권과 이사지명권을 갖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1조원에 가까운 혈세를 추가 투입하면서도 항공사 직접 감독은 포기한 셈이고, 나아가 한진그룹 내 알짜 비항공계열사의 경영은 조 회장 일가에게 방치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의 한진그룹 계열주 견제장치. 산업은행

산업은행의 한진그룹 계열주 견제장치. 산업은행

하지만 지난 19일 이동걸 산은 회장은 "통합안에 의하면 앞으로 이 딜이 성사돼서 효력을 발생할 때 한진칼과 대한항공 양사 다 사외이사 3인과 감사위원을 저희가 추천하는 걸로 약속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산은이 공개한 '산업은행의 한진그룹 계열주 견제장치' 문건에도 같은 내용이 명기돼 있다. "산은이 한진칼에만 이사지명권을 갖는다"는 KCGI의 전제와 다른 것이다.

이에 대해 KCGI 관계자는 "산업은행, 한진칼, 대한항공이 공시한 자료에는 대한항공에 대한 이사 선임 내용이 들어있지 않을뿐더러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조차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대한항공 이사 선임권 없다고 한 걸 이동걸 회장이 구두 정정한 것"이라며 "산업은행은 이날 이후 보도자료 등을 통해 대한항공에도 이사 추천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중인데, 막상 공시 정정 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사 선임권 없다가, 여론이 불리하니 허겁지겁 있다고 하면서 상대가 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만약 그것이 진실이라면 공시위반의 이슈가 따를 것"이라며 "결국 계약서 전문도 공개 못하는 상대방의 무책임에 상대가 말이 꼬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과 항공업 재편은 분리 가능 사안"

KCGI는 또 ▶산은이 제시한 7대 의무는 주주가 아닌 채권자 지위에서도 확보할 수 있으며, 반드시 유상증자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님 ▶경영주인 조원태 회장의 13억 연봉 삭감이나 정석기업 지분 처분 등 아무런 자구노력조건도 없이 2개월 만에 인수계약이 진행된 것은 졸속 ▶부실 항공사 통합이 절박하다면서 구조조정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 ▶아시아나 항공 추가부실에 대한 아무런 실사 없이 1조 8000억원에 인수계약을 하고, 10여일 만에 자금을 집행하는 것이야말로 '투기자본행위' 라는 점을 공개 지적했다.

KCGI는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과 항공업 재편은 분리 가능한 사안"이라며 "진정으로 산업은행과 조원태 회장이 항공업 재편을 희망한다면, 가처분 인용시에도 다양한 대안으로 항공업 재편의 진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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