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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새우타워 전망대서 즐기는 낙조 … 새옷 입은 ‘소래포구’ 다시 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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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수도권 최대 규모의 재래 어시장인 ‘소래포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새로운 관광자원이 조성됐고, 2017년 화재로 소실됐던 어시장은 3년여 만에 신축 건물로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수도권 대표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인천 남동구의 강한 의지가 바탕이 됐다. 단순히 외관만 바뀐 것이 아니라 고질적 문제 해결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도 열중한다. 소래포구를 다시 찾고 싶은 관광 명소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소래포구 인근 해오름광장에 세워진 거대한 조형 전망대. 딱딱한 등껍질에 기다랗게 늘어진 수염, 가느다란 다리까지 영락없이 새우의 모습이다. 소래포구의 새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는 ‘새우타워’다.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 화마 딛고 3년 만에 재개장

소래포구의 새 랜드마크로 부상 ‘새우타워’

소래포구 인근 해오름광장에 세워진 거대한 조형 전망대 ‘새우타워’. 소래포구의 새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남동구청]

소래포구 인근 해오름광장에 세워진 거대한 조형 전망대 ‘새우타워’. 소래포구의 새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남동구청]

새우타워는 소래포구 대표 특산물인 새우의 모습을 본떠 만든 높이 21m의 조형 전망대다. 금빛 새우의 모습을 철제 조형물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타워 3층 전망대에 오르면 소래 앞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야간에는 은은한 일곱 가지 색의 LED가 반짝이며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던 야경을 선사한다.

전망대는 보행로와 계단, 엘리베이터를 통해 오를 수 있다. 구는 교통약자 편의를 위해 당초 울퉁불퉁했던 지반을 다져 수평을 유지한 후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상대적으로 외관이 중요한 조형물 설치에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타워 주변은 소래포구부터 해오름광장을 연결하는 2.5㎞ 규모의 산책로가 이어진다. 해변 카페와 쉼터 등 방문객을 위한 공간도 함께 조성했다. 공원 산책로를 거닐며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고, 카페와 쉼터에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낙조를 조망할 수 있다. 당초 이곳이 배가 정박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됐던 폐부두였던 점을 생각하면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다.

남동구는 소래포구에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 공모를 통해 새우타워 건립을 추진했다. 특히 구는 매력적인 이야기 소재를 내포한 새우의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예로부터 새우의 맑고 깨끗함은 지조를, 왕성한 번식력은 자손 번영을 상징해 양반들의 그림에 사군자 다음으로 자주 등장했다. 남동구는 새우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트를 스토리텔링화해 방문객에게 볼거리와 함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전달할 계획이다.

화재 이후 3년, 새로 태어난 어시장

 현대화사업으로 새로 들어선 어시장 건물 전경. [사진 남동구청]

현대화사업으로 새로 들어선 어시장 건물 전경. [사진 남동구청]

2017년 3월 18일 새벽, 갑작스러운 화마에 소래포구 어시장 좌판 200곳 이상이 흔적만 남긴 채 소실됐다. 상인들의 생계가 막막해진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의 무허가 영업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갈등의 종지부를 찍은 건 남동구의 결단이었다. 이강호 구청장은 취임 직후 소래포구 어시장 재건을 최우선 과제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냈다. 무허가 영업을 합법화하고, 시설 개선으로 전과 다른 어시장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2017년 3월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 피해 현장. [사진 남동구청]

2017년 3월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 피해 현장. [사진 남동구청]

우여곡절 끝에 추진된 소래포구 어시장은 현대화사업을 통해 화재 발생 3년여 만에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새 어시장은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4600㎡의 규모로 지어졌다. 구는 이달 말 사업 1단계를 준공하고, 1층 어시장을 다음 달에 개장할 예정이다. 2단계 사업이 남아 있지만,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이 하루빨리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우선 개장을 결정했다.

내년 4월 완료될 2단계 사업은 2층에 카페와 육아나눔터 등을, 옥상에는 야외 공연장과 테라스 등을 조성한다. 수산물 판매장 외에도 관광객들을 위한 특색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구는 시설 개선뿐만 아니라 소래포구의 고질적 문제 해결에도 집중하고 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바가지요금·불친절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구는 최근 조합원 300여 명을 대상으로 나흘에 걸쳐 상인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그동안 이용객들이 제기한 민원과 불만사항을 가감 없이 전달하며, 소래포구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이강호 구청장도 교육마다 상인들과 직접 만나 재발 방지를 위한 상인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구는 개장 후 직원을 파견해 운영 과정을 모니터링하며 위법 행위에 대해선 ‘삼진아웃제’ 도입 등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볼거리와 즐길거리 어우러진 어시장 … 관광객 늘며 지역경제 견인 기대”

이강호 남동구청장 인터뷰

“소래포구에 고착된 이미지를 벗기고, 다시 찾고 싶은 명소로 만들겠습니다.”

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사업은 이강호(사진) 남동구청장이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추진한 현안이다. 이 구청장은 사업 추진에 앞서 나뉘어 있던 조합을 하나의 창구로 일원화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획기적인 변화에 앞서 조합마다 의견이 다르면 제대로 추진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조합이 꾸려진 뒤에는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2층과 옥상에 관광객들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기로 한 것도 이 구청장의 판단이다. 그는 “2단계 공사비용은 모두 구에서 부담했다. 소래포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수산물 판매뿐만 아니라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어우러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을 통한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무허가였던 어시장의 합법화다. 이 구청장은 “상인들은 피해를 보고도 무허가 영업이라고 비판을 받았지만, 이제는 정식 허가를 받고 떳떳하게 영업할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무허가라 불가했던 전통시장 등록도 조합과 협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가지요금·불친절 등 고질적인 현안 해결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시설 개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인들 자신의 변화”라며 “굳어진 이미지를 벗기 위해선 단순한 개선이 아닌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우타워와 어시장 현대화사업을 통해 소래포구는 획기적인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며 “관광객 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디자인=김재학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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