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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남한산성~천진암 ‘성지 순례길’ 조성해 역사문화관광벨트 완성

중앙일보

입력 2020.11.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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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경기도 광주시가 2022년 상반기까지 총연장 111.15㎞의 ‘남한산성~천진암 역사문화 관광벨트’를 조성한다. 그중 7번째 코스가 남한산성 순교성지와 천진암 성지를 잇는 천주교 성지 순례길이다. 사진은 신익희 생가 전경. [사진 광주시]

경기도 광주시가 2022년 상반기까지 총연장 111.15㎞의 ‘남한산성~천진암 역사문화 관광벨트’를 조성한다. 그중 7번째 코스가 남한산성 순교성지와 천진암 성지를 잇는 천주교 성지 순례길이다. 사진은 신익희 생가 전경. [사진 광주시]

세계에는 많은 순례길이 있다. 유럽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많은 사람이 꼭 걸어 보고 싶은 곳으로 꼽는다. 국내에도 순례길이 여럿 있다. 지명도와 규모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미치지 못하지만, 모두 나름의 의미와 가치를 갖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역사문화 관광벨트’ 2022년까지 조성

경기도 광주시가 천주교 성지 순례길을 만든다. ‘남한산성 순교성지’와 한국 천주교의 발생지인 ‘천진암 성지’를 잇는 순례길이다. 경기도 광주시가 2022년 상반기까지 조성할 계획인 ‘남한산성~천진암 역사문화관광벨트’의 7번째 코스다. ‘남한산성~천진암 역사문화 관광벨트’는 총연장 111.15㎞에 7개 코스로 구성될 예정이다.

약 300명의 천주교 신자 순교한 땅

‘남한산성~천진암 역사문화 관광벨트’ 7개 코스를 걸으면 다양한 명소를 두루 둘러보면서 광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약 300명에 달하는 천주교 신자가 순교한 남한산성 순교성지에 있는 성당.

‘남한산성~천진암 역사문화 관광벨트’ 7개 코스를 걸으면 다양한 명소를 두루 둘러보면서 광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약 300명에 달하는 천주교 신자가 순교한 남한산성 순교성지에 있는 성당.

남한산성 순교성지는 국내 최초의 천주교 박해 사건인  신해박해(1791년) 때부터 천주교 신자들이 고초를 겪은 곳이다. 1801년 신유박해 때 한덕운 토마스가 이곳에서 순교한 것을 시작으로 기해박해(1839년)와 병인박해(1866년)를 거치며 300명에 달하는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덕운 토마스는 2014년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복(諡福·복자로서 공적 공경을 받을 만하다고 선포하는 교황의 선언)됐다. 현재 남한산성 순교성지에는 성당과 순교자 현양비, 포도청·감옥터, 동문 밖 형장, 시구문 등이 있다.

한국 천주교회의 발상지, 천진암

‘남한산성~천진암 역사문화 관광벨트’ 7개 코스를 걸으면 다양한 명소를 두루 둘러보면서 광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한국 천주교회 발상지인 천진암 성지의 입구.

‘남한산성~천진암 역사문화 관광벨트’ 7개 코스를 걸으면 다양한 명소를 두루 둘러보면서 광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한국 천주교회 발상지인 천진암 성지의 입구.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천진암은 당시 학자들이 모여 천주교를 연구하고 보급했던 한국 천주교회의 발상지로, 교회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진 곳이다. 소장학자들이 모여 유교 경전 연구와 강학을 하다가 중국에서 전해진 한역서학서(漢譯西學書)를 읽으면서 천주교 교리 연구를 하고 신앙으로 발전한 것이다. 다산 정약용도 이곳을 찾아 천주교 사상을 연구했다고 전해진다. 전도자 없이 젊은 학자들이 연구와 강학만으로 신앙을 갖게 된 ‘전도자 없는 천주교 발상지’로 평가받고 있다.

1979∼1981년 이벽·정약종·권철신·권일신·이승훈 등 한국 천주교회 초기 인물들의 묘소가 이곳으로 이장됐다. 현재 성당과 수녀원·강학당터·박물관·성모상 등을 비롯해 순례에 필요한 각종 공간과 시설들이 마련돼 있다.

광주시는 이 같은 천주교 성지 순례길에 광주 출신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 정치인인 해공 신익희 생가와 조선 여류문인 허난설헌의 묘, 위안부 역사관 등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7개 코스로 구성될 역사문화 관광벨트

 ‘남한산성~천진암 역사문화 관광벨트’ 7개 코스를 걸으면 다양한 명소를 두루 둘러보면서 광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허난설헌 묘 전경.

‘남한산성~천진암 역사문화 관광벨트’ 7개 코스를 걸으면 다양한 명소를 두루 둘러보면서 광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허난설헌 묘 전경.

천주교 성지 순례길은 광주시가 추진하는 남한산성~천진암 역사문화관광벨트의 7번째 코스다.

광주시는 천주교 성지 순례길 외에 6개 코스의 벨트를 조성하기로 하고 최근 용역을 마쳤다. 총 사업비는 10억원이며, 산책로와 상징물·탐방시설 등을 조성하게 된다.

1코스는 남한산성과 조선 시대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가던 ‘한양삼십리 누리길’, 목현동 한옥마을 10.2㎞ 구간이다. 9.6㎞의 2코스는 목현동 한옥마을과 청석공원, 허난설헌 묘를 잇는 구간이다. 3코스는 6.9㎞ 구간에 허난설헌 묘, 신익희 생가, 위안부 역사관으로 이뤄진다.

4코스는 10.6㎞ 구간에 위안부 역사관과 관산, 천진암 성지를 잇게 되며, 4-1코스는 10.4㎞로 정지2리와 관음리, 천진암 성지를 벨트화한다. 5코스는 10.8㎞ 길이로 청석공원과 곤지암천, 경기도자박물관, 곤지암리조트 화담숲을 묶는다.

6코스는 20.2㎞로 경안천습지생태공원과 퇴촌공설운동장, 팔당물안개공원을 탐방코스로 조성한다. 7코스인 성지순례길은 남한산성 순교지에서 시작해 광지원, 조선백자도요지, 신익희 생가, 허난설헌 묘, 위안부 역사관, 경안천습지생태공원, 천진암 성지로 마무리되는 구간으로 광주시의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모든 코스에 경관 조망 시설을 갖추고 스토리텔링 기법을 가미해 탐방객이 광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번 벨트화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설명했다.

"성지 순례길, 천주교 신자와 일반인도 찾는 코스 될 것” 

신동헌 경기도 광주시장 인터뷰

신동헌 경기도 광주시장은 규제도 자산이라고 강조한다. 각종 규제 때문에 잘 보전된 광주시의 자연환경을 잘 활용하자는 것이다.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아이디어도 이런 시정 방침에서 나왔다.

-성지 순례길 조성 사업의 의미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가는 순례길은 수많은 순례자가 전 유럽에서 모여들던 성소였다. 순례자의 목적지인 에스파냐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려면 프랑스를 거쳐야 했는데, 프랑스에 있는 네 갈래 순례길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네 갈래 길 곳곳에 있는 역사적 기념물도 유산에 포함된다. 천주교 신자는 물론 전 세계의 관광객이 이 길을 찾고 있다. 역사문화관광이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도 여러 곳에 성지 순례길이 있다. 광주시 순례길의 특징은.

“남한산성은 300여 명이 순교한 곳이고, 천진암은 국내 천주교의 자생적 발상지다. 종교적으로 보면 국내 천주교를 대표할 수 있는 곳이고, 문화관광 차원에서 보면 남한산성과 팔당, 경안천, 해공 신익희 생가, 허난설헌 묘 등을 탐방할 수 있는 벨트다. 천주교 신자는 물론 일반 관광객도 찾는 코스가 될 것이다.”

-역사문화관광벨트를 기획한 동기는.

“광주시는 상수원보호구역 등 각종 중첩규제에 묶여 있다. 지역에서 대단위 개발이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개발이 어렵다고 손 놓고 있으면 지역은 더욱 낙후된다. 우리 광주는 이런 규제 때문에 자연환경이 잘 보전돼 있다. 규제로 인해 좋은 자연환경을 갖고 있으니 이 환경을 잘 활용하자는 것이 시장 취임 이후 시정방침이다. 이들 환경을 이용하면 광주는 새로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래서 늘 규제도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고, 역사문화관광벨트도 그런 맥락에서 추진하고 있다.”

중앙일보디자인=김승수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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