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코로나 '숨은 전파자' 20대···'나도 모르게 앓았다' 일반인 3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를 찾은 시민들이 길을 거닐고 있다. 뉴스1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를 찾은 시민들이 길을 거닐고 있다. 뉴스1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최근 20대 젊은층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크다”며 “젊은층은 무증상·경증이 많고 사회활동은 활발하기 때문에 지역 내 감염을 전파시킬 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정 질병청장은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주간(11월15~21일) 연령별 확진자 분포를 보면 20대 젊은층의 증가폭이 가장 크다”며 “약 두 달 전엔 총 확진자의 10.6% 수준에서 지난주는 17.8%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주간 20대 신규 확진자는 367명(17.8%)으로 가장 많다. 20대에 이어 50대가 359명(17.4%), 40대 324명(15.7%), 60대 298명(14.4%) 순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코로나 3차 유행 관련해 젊은층, 청장년층 확진자가 많은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지난 8~9월 2차 유행 때는 교회, 집회발 집단감염을 고리로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가 많았다.

3차 유행은 젊은층, 청장년층 주도 

정 청장은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은 8월 말 33% 정도에서 지난주엔 24%로 낮아졌다”며 “지금은 상대적으로 젊은층 확진자 비율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8~9월은 교회, 집회, 방문판매 같은 전파경로를 통해 고령층 노출이 상당히 많은 유행이었고, 지금은 지역사회 전 연령층에서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청장은 “젊은층은 위중 환자로 악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코로나 전파력에 대해선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20~30대 젊은층은 무증상이 많고 발병 초기 많이 아프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 감염력이 높은 확진 전후 4~5일 정도에 많은 활동을 한다”며 “식당, 카페, 주점, 소모임, 대학, 학원 등에서 노출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n차 감염을 일으키는 위험요인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12일 새벽 서울 한 노래방에서 손님들이 노래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0월 12일 새벽 서울 한 노래방에서 손님들이 노래하고 있다.연합뉴스

20대 코로나 '숨은 전파자' 변수

20대가 지역사회에 ‘숨은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은 3차 국민건강영양조사 및 군 입영 장정에 대한 코로나19 항체가(抗體價) 조사 중간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정 청장은 브리핑에서 3차 국민건강영양조사 1379명(전국 15개 시도, 8월14~10월31일)과 군 입영 장정 6859명(9~ 0월 육군 훈련소 입소자) 대상 항체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우선 국민건강영양조사 1379명을 조사한 결과, 총 3명이 항체 양성 반응이 나왔다. 3명 중 2명은 해외 유입으로 확인된 기존 확진자로, 나머지 1명만 당국에서 확인하지 못한 지역사회 감염자였다. 이 1명은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에 걸려 회복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항체 형성률은 0.07%(1379명 중 1명)이다. 이는 이전의 1차(0.03%·1355명 중 1명), 2차(0.07%·1440명 중 1명) 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정 청장은 “6∼8월 2차 조사에서 1440명 중에서 1명, 0.07%의 양성률을 보였는데 이번 3차 조사에서도 항체 양성률은 0.07%로 낮은 편”이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진단되지 않은 감염자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용산구청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를 위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용산구는 오는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지난 26일 부터 이태원 일대의 코로나19 고위험시설에 대한 특별 방역대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뉴스1

지난 10월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용산구청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를 위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용산구는 오는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지난 26일 부터 이태원 일대의 코로나19 고위험시설에 대한 특별 방역대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뉴스1

20대 젊은층이 중심인 입영 장정 대상 검사에서는 항체 양성 사례가 더 많았다.
9~10월 입영 장정 6859명 중 25명이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 중 10명은 기존 확진자였고, 나머지 15명은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로 진단받지 않은 ‘숨은 감염자’였다.

이들의 항체 형성률은 0.22%(6859명중 15명)로, 국민건강영양조사(0.07%)의 3배에 달했다.

"가족 이외 대화 땐 항상 마스크 착용을"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정 청장은 “일반국민 대상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양성률보다 입영장정 양성률이 3배 정도 높은 것은, 특히 20대 초반 감염자와  (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미진단자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20대에서의 집중적인 방역, 젊은층에서 경각심을 갖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게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상당수 미진단된 코로나 확진자가 지역사회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족 이외의 사람을 접촉할 때는 감염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고 항상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하거나 거리두기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정 청장은 “젊은층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교육부와 협의해 대학 등에 비대면 수업 확대, 소규모 대면 모임 자제, 기숙사ㆍ식당ㆍ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방역 관리 강화 등의 조치를 추진하겠다”며 학원ㆍ독서실ㆍ스터디카페 등 젊은층 밀집시설에 대한 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