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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김봉현 풀려날까…로비 폭로 흔들리고, 檢 강공 '악재'

중앙일보

입력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입문을 통해 검찰 관계자가 오가고 있다. 뉴스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입문을 통해 검찰 관계자가 오가고 있다. 뉴스1

1조6000억 원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신청한 전자보석 허가 여부가 이르면 이번 주 결정된다. 서울남부지법은 오는 27일 김 전 회장의 보석 신청 여부를 심문한다. 전자보석은 구속한 피고인을 손목형 전자장치를 달아 석방하는 대신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김 전 회장은 지난 6일 법원에 전자보석을 신청했다.

검찰이 제기한 김봉현 전 회장의 혐의. 그래픽 신재민 기자

검찰이 제기한 김봉현 전 회장의 혐의. 그래픽 신재민 기자

수원여객 자금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전 회장의 당초 구속 만료일은 지난 18일이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검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김 전 회장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회장이 18일 발표한 입장문에 따르면 검찰은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 추가 구속영장 발부 사유로 "김 전 회장이 발표한 옥중 입장문에서 드러난 혐의 때문에 추가 기소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검찰이 이런 의견을 낸 건, 지난달 옥중 입장문을 발표한 이후 김 전 회장이 핵심 진술 일부를 번복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최근 중요 피의자를 다시 소환해 영상녹화 조사를 진행하며 핵심 진술을 캐고 있다.

김 전 회장 측은 “옥중 입장문 때문에 추가 기소할 가능성이 있다면 더 말을 하라는 거냐, 하지 말라는 거냐”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유치장에서 나오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유치장에서 나오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김 전 회장이 폭로한 정·관계 로비 의혹의 신빙성도 다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전 회장은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여당 인사와 검찰·법조계, 청와대·정부·금융권 등에 로비한 의혹에 휘말려 있다. 이 중 일부는 김 전 회장이 측근에게 직접 언급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입장을 바꿨다. 로비설에 휘말린 관계자들은 일제히 부인하며 소송을 예고했다.

法, 27일 김봉현 보석 심리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옥중 입장문. 연합뉴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옥중 입장문. 연합뉴스

김 전 회장의 입장 번복으로 재판정에서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역시 라임 사태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는 19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김봉현과 다른 증인들의 법정 진술이 계속 상충한다”고 주장했다. 20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 관련 공판에서도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법정 진술이 증거와 일치하지 않아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범죄 혐의도 14개에 이른다. 과거 도주 전력이 있다는 점도 보석 허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배경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약 5개월 동안 도피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통상 법원은 보석 허가를 판단할 때 도주 가능성을 고려한다.

김 전 회장 측은 구속 연장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김 전 회장은 “지난 6개월 동안 검찰은 경제사범 조사보다 권력 게이트에 대한 정치적 수사만 하다가 기소조차 못 했다”며 “검찰이 또다시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인신 구속제도의 취지를 몰각한 불법 구금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오는 27일 보석 신청을 기각한다면 김 전 회장의 다음 구속만료일은 2021년 5월 18일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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