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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우정, 회복' 내걸고 광주비엔날레 내년 2월 개막한다

중앙일보

입력

존 제라드,, 거울 파빌리온: 나뭇잎 작업 (데리김라), 2019, 프로덕션 스틸, 작가 제공. [사진 광주비엔날레]

존 제라드,, 거울 파빌리온: 나뭇잎 작업 (데리김라), 2019, 프로덕션 스틸, 작가 제공. [사진 광주비엔날레]

에모 데 메데이로스,하이퍼리시버, 2018, 오토바이 헬멧, 조가비,스마트폰, HD 비디오,[사진 광주비엔날레]

에모 데 메데이로스,하이퍼리시버, 2018, 오토바이 헬멧, 조가비,스마트폰, HD 비디오,[사진 광주비엔날레]

"이번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탄력적으로 대처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향해 연대, 우정, 회복의 가치와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싶다."

2월 26일부터 5월 9일까지 73일간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주제 #총 69명 작가, 커미션 신작 41점

내년 2월 26일 개막할 광주비엔날레를 앞두고 공동 예술감독인 데프네 아야스(Defne Ayas)와 나타냐 진발라(Natasha Ginwala)가 밝힌 다짐이다. 아야스는 터키 출신으로 네덜란드, 중국, 미국, 러시아 등 세계 곳곳의 문화기관 및 연구기획 단체 등에서 활동한 큐레이터이며, 진발라는 인도 출신으로 독일 로피우스바우미술관의 협력 큐레이터로 일하며 다수의 국제전을 기획한 인물이다.

올해 9월 개막 예정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내년으로 연기된 제13회 광주비엔날레는 최근 행사 윤곽을 확정했다. 전시 주제를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으로 정한 두 예술감독은 전시에 참여할 총 69명의 작가 선정을 마쳤고, 41점의 커미션 신작 목록도 추렸다.

 나타샤 진발라(왼쪽)·데프네 아야스(오른쪽).[사진 광주비엔날레]

나타샤 진발라(왼쪽)·데프네 아야스(오른쪽).[사진 광주비엔날레]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이란 주제는 서구 사회와 근대를 지탱해온 합리성과 이성의 이분법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서구·비서구의 경계를 떠나 전지구적 공동의 생존을 위해 예술적 실천이 어떻게 가능한지 모색해 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에 따라 미주나 유럽 등 서구 작가 비중이 높았던 예년 비엔날레와 달리 아시아·아프리카 등 비서구 작가들의 참여를 늘린 것이 특징이다. 피지나 아이티·코트디부아르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소규모 국가들의 작가들도 포함됐다. 전시 장소도 비엔날레 다채로워진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외에 국립광주박물관,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광주극장 등지로 영역이 확대된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1층 전시실에선 한국의 샤머니즘, 즉 ‘무속’의 의식 체계를 탐구하는 작품들을 다룬다. 집단 트라우마와 가부장제의 억압, 질병을 마주하고 치유하는 여성 무속인의 역할을 돌아보자는 맥락이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1층 전시실에서 서울 소재 샤머니즘박물관과 가회민화박물관의 부적, 병풍 그림, 공예품 등을 보여주고 런던 웰컴 컬렉션(Wellcome Collection)이 소장하고 있는 그림과 다양한 자료도 소개한다. 두 예술감독은 "샤머니즘을 통해 문화마다 달랐던 삶과 죽음, 건강에 대한 욕망과 치료 체계를 돌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가 민정기, 사진가 이갑철, 미술가 문경원 등 한국적 맥락에서 미완의 역사와 억압된 연대기를 다루는 작가들의 작품도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소개된다.

린 허쉬만 리슨, 물의 여인, 2004, 디지털프린트, 151 x 111.5 cm, 작가 제공. [사진 광주비엔날레]

린 허쉬만 리슨, 물의 여인, 2004, 디지털프린트, 151 x 111.5 cm, 작가 제공. [사진 광주비엔날레]

티샨 수, 이중 구속, 1989, 마일러 소재에 실크스크린 잉크, 플렉시글라스, 유리, 합판, 포셀린 자기 타일, 스테인레스 스틸, 고무, 나일론, 아크릴, 194 x 123 x 156 cm . 작가 및 엠프티 갤러리 (홍콩), 미구엘 아브레우 갤러리 (뉴욕) 제공. [사진 디자인비엔날레]

티샨 수, 이중 구속, 1989, 마일러 소재에 실크스크린 잉크, 플렉시글라스, 유리, 합판, 포셀린 자기 타일, 스테인레스 스틸, 고무, 나일론, 아크릴, 194 x 123 x 156 cm . 작가 및 엠프티 갤러리 (홍콩), 미구엘 아브레우 갤러리 (뉴욕) 제공. [사진 디자인비엔날레]

국립광주박물관에선 죽음과 사후세계, 영적인 교감 등을 다루는 테오에 쉐투와 트라잘 하렐, 갈라 포라스-킴, 세실리아 비쿠냐의 신작을 보여준다. 85년의 역사를 간직한 광주극장에선 라이브 오케스트라 공연과 함께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시각 인지의 개념을 보여주는 주디 라둘의 설치 작품, 1975~79년 공산 정권 시절 폴란드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초현실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조피아 리데트의 포토몽타주 작품을 소개한다.

과거 풍장터였던 양림동 선교사 묘지 끝자락의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도 전시 장소로 활용된다. 양림산 일대는 한국의 전통 건축물과 일제강점기 방공호로 사용됐던 동굴, 선교사 묘지 등 역사의 다층적인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다.

이밖에도 지난 9월부터 시작된 공공프로그램 GB토크는 내년 1월까지 이어지며 민중 운동의 시대적 흐름 등을 논의한다. 또 성적 자유와 성폭력, 모계 문화, 디지털 정치성, 게임 문화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다룬 출판물 『뼈보다 단단한』을 영문판으로 출간한다.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다른 때와 달리 신작이 많이 소개될 예정"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내년 2월에 무사히 개막해 관람객들이 작품을 직접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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