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2일 닷새째 300명대로 나오며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수도권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할지 검토하고 있다.
2단계 기준 임박…"필요시 선제적 조치 검토" #22일 총리 주재 중대본 회의서 발표 촉각
2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330명 늘어 누적 환자는 3만733명으로 증가했다. 지난 18일 이후 22일까지 닷새째 300명 넘게 환자가 발생했다.
신규 환자는 전날(386명)과 비교하면 소폭(56명) 줄었지만, 주말이라 검사 건수가 평소보다 1만건 이상 줄었는데도 확진자 규모가 비슷하게 나왔다.
330명 가운데 지역 발생 환자가 302명(92%)으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수도권에서 219명이 나와 사흘 연속 200명대로 환자가 발생했다.
서울과 강원 등의 확진 규모는 거리두기 2단계 수준에 다다랐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11.16~22)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를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 188.7명, 강원 15.4명으로 2단계 격상 검토 기준인 200명, 20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전국 지역 발생 환자도 1주 일평균 273.6명이다. 정부의 새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르면 ▶1.5단계 기준의 2배 이상 증가 ▶2개 이상 권역 유행 지속 ▶전국 300명 초과 등 하나를 충족할 경우 2단계로 격상할 수 있다.
정부는 국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당초 1.5단계 이내에서 최대한 확산세를 억제하는 걸 목표로 강조해왔지만, 격상 일주일도 안 돼 2단계 상향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21일 방대본 브리핑에서 임숙영 상황총괄단장은 “2단계 격상에 대해 현재 중대본 내에서 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와 같이 진지하게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단계 (격상) 기준과 다른 사항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제적 조치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제적 조치를 언급한 만큼 2단계 격상 시점이 예상보다 당겨질 수 있다. 22일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거리두기 단계 추가 상향 관련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총리는 22일 페이스북에 이를 시사하듯 “또 한 번 찾아온 위기에 다시 인내하실 국민 생각에 안타깝다”며 “우리는 이겨내 왔다. 다시 이겨낼 수 있다. 함께 힘냅시다”고 적었다.
거리두기가 2단계로 오를 경우 음식점은 밤 9시 이후 포장·배달만 가능해진다. 카페는 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한다. 클럽·룸살롱 등 유흥시설 5종의 영업이 사실상 금지되고 100인 이상 모임이나 행사가 금지되는 등 방역 조치가 대폭 강화된다.
전문가들은 1단계와 사실상 큰 차이가 없는 1.5단계보다는 2단계 격상을 주문해왔다. 앞선 2~3월과 8월 등의 유행에선 특정 집단에서 감염이 증폭된 반면 현재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소규모 발생이 이어져 훨씬 심각한 상황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대한감염학회 등 국내 11개 감염병 관련 전문학회는 20일 “1~2주일 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일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할 수 있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방역 조치를 선제적으로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지자체는 경남 하동과 전남 순천 등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