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옆방 사는데 사망 1년뒤 알았다…日 '동거 고독사' 매년 급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함께 사는 가족이 있는데도 사망한 지 한참 뒤에 발견되는 ‘동거 고독사’가 일본에서 매년 늘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가족마저 간병 필요한 치매나 침대생활 #대부분 부부 2인 세대…1년 뒤 발견도 #"지역사회 고립" 초고령 사회의 그늘

22일 신문에 따르면 함께 사는 가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집에서 사망한 지 4일 이상 지난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도쿄 23구, 오사카시, 고베시에서 2018년 최소 204건 발생했다.

‘동거 고독사’란 함께 사는 가족이 치매에 걸렸거나 침대에 누운 채로 거동이 어려워 다른 가족이 사망하더라도 외부로 알려지기까지 4일 이상 걸리는 걸 말한다. 법률로 정해진 개념은 아니며, 정부가 통계로 집계하지도 않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벤치에 앉아있는 일본의 노인. [중앙포토]

벤치에 앉아있는 일본의 노인. [중앙포토]

다만 도쿄 23구와 오사카, 고베시에는 자택에서 사망한 시신의 경우, 사건의 개연성이 낮더라도 사인을 규명하는 감찰의(監察医) 제도가 있어 감찰의무원이 이를 별도 집계해왔다.

요미우리 신문이 확인한 2018년 ‘동거 고독사’한 204명은 도쿄 23구가 163명, 오사카 24명, 고베 6명으로 나타났다.

도쿄도 감찰의무원이 처음으로 ‘동거 고독사’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68명이 확인된 이후 매년 ‘동거 고독사’는 증가 추세다. 2010년엔 처음으로 100명을 넘었다. 2018년 163명 가운데엔 남성이 104명, 여성이 59명이었다.

사망 뒤 발견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4~7일이 87명, 8~30일이 54명, 31일~1년이 20명이었고, 1년이 넘어서야 발견된 사례도 2명 있었다. 감찰의무원 측은 “지역사회로부터 고립된 동거세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오사카에선 24명 가운데 60대 이상이 9명, 70대와 80대가 각각 8명이었다. ‘2인 세대’가 32명, ‘3인 세대’도 3명이 있었다. 이 가운데는 부부 세대가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부 2명이 살고 있다가 둘 다 사망한 사례도 2건이나 있었다.

정부가 모든 세대의 가정환경까지 상세하게 파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특단의 대책을 세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관련기사

슈쿠도쿠대학 유키 야스히로(結城康博)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일본 전체를 보면 동거 고독사의 수는 1000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치매가 있거나 거동이 불편해 2명 모두 병간호가 필요한 2인 세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부 차원의 실태 파악을 촉구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