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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함정 느닷없는 사상 첫 북극해 항해…'북극 전쟁' 뛰어드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해상자위대가 지난 9월 자위대 역사상 처음 북극해에 진입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몇 년간 미·중·러 등 주요 국가의 해군이 이곳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기 일본도 여기에 가세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11일 일본 해상자위대 트위터에 자위대 역사 첫 북극해 진입을 알리는 트윗과 북극제가 열리고 있는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해상자위대 트위터]

지난 9월 11일 일본 해상자위대 트위터에 자위대 역사 첫 북극해 진입을 알리는 트윗과 북극제가 열리고 있는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해상자위대 트위터]

2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간부후보생 교육을 마친 실습생과 항해에 숙련된 승조원 등 약 310명을 태운 해상자위대 연습함 '가시마'함은 지난 8월 28일 히로시마 쿠레시를 출항해 9월 초 배링해에 진입한 뒤 8일엔 미국의 연안 경비대와 신호기를 사용한 통신 훈련을 했다. 한국 해군의 순항훈련 전단의 합동 훈련과 비슷한 성격의 일정으로 특별히 눈길을 끌 만한 내용이 없었다.

그런데 이 직후 가시마함이 베링해협을 통과해 북위 66도 33분 이북인 북극권으로 들어가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함 내에선 적도를 통과할 때 적도제(赤道祭)가 열리는 것처럼 '북극제'가 열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북극 첫 진입에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해상자위대는 지난 9월 11일 트위터에 이때 함 내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는 “북극권에 들어가는 건 해상자위대에 처음 있는 일로, 실습 간부들은 북극권의 추위를 피부로 느꼈다”고 썼다.

마이니치신문은 “가시마함이 북극 근처에 접근하지 않은 채 30시간 동안 북극 해협을 항해했다”며 “그 외 어떤 추가적인 정보가 공개된 게 없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11일 해상자위대 트위터에 자위대 역사상 첫 북극해 진입을 알리며 올라온 사진. 가시마함 승조원이 북극해를 항해하며 주변 지형을 살피고 있다. [사진 해상자위대 트위터]

지난 9월 11일 해상자위대 트위터에 자위대 역사상 첫 북극해 진입을 알리며 올라온 사진. 가시마함 승조원이 북극해를 항해하며 주변 지형을 살피고 있다. [사진 해상자위대 트위터]

다만 이 매체는 전문가 시각을 빌어 이번 북극해 진입이 어떤 의도로 진행됐는지 추론했다. 해상자위대 출신인 이토 도시유키(伊藤俊幸) 가나자와공업대 도라노몬 대학원 교수는 “각국에서 해군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경쟁이 북극해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국제법상 어느 나라 선박이든지 항해할 수 있는 이곳에 2012년부터 러시아 함대가 수시로 나타나고 있고, 미 해군은 2018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훈련의 일환으로 27년 만에 항공모함을 띄웠다. 중국 해군도 2015년 함정 5척을 처음으로 베링해에 진입시킨 적이 있다. 여기에 일본 함정이 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뜻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앞으로 북극해에서의 활동을 대비해 지형, 기후, 기항지의 수심과 보급 설비 등을 미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가마함 승무원들은 함상에서 베링 해협과 북극해를 촬영하고, 조류, 기후 등을 상세하게 기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토 교수는 이번 북극해 첫 진입이 구축함이 아닌 연습함이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어느 나라에서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기 쉬운 연습함은 대원 육성 외에 전략적으로 사용하면 좋은 도구가 된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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