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어준의 '호텔전세방' 엄호 "여인숙 1~2년 사는 분들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방송인 김어준 씨는 2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청년ㆍ신혼부부 1, 2인 가구용 공공임대 형식으로 내놓은 대책인데, 이것을 아파트 대안으로 내놨다는 말이냐라는 비판은 핀트가 안 맞는 것이다. 오피스텔이나 레지던트나 그걸 상상해보면 안 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방송인 김어준 씨는 2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청년ㆍ신혼부부 1, 2인 가구용 공공임대 형식으로 내놓은 대책인데, 이것을 아파트 대안으로 내놨다는 말이냐라는 비판은 핀트가 안 맞는 것이다. 오피스텔이나 레지던트나 그걸 상상해보면 안 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여인숙에서 1~2년 사는 분들이 있다. 뜬금없는 정책은 아니다.”

친문 방송인 김어준 씨가 20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뉴스공장’에 나와 정부 내놓은 전월세 대책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여론의 집중 질타를 받은 호텔 개조 공공임대 정책이 초점이었다. 김씨는 “조중동에서는 원래 비판하지만, 이 사안에 대해 비판 일색이다. 정부는 1~2인 가구 대책으로 내놓은 건데 아파트를 어떻게 이걸로 대체하느냐고 끌고 와서 비판을 해 이렇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인숙에서 1년, 2년 사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뜬금없는 정책은 아니다”라며 “가격만 잘 조정하면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극성지지층(문파)도 그와 함께 움직였다. 문파들이 장악한 민주당 권리당원게시판도 이날 “보나 마나 호텔이면 교통 접근성도 좋은데 저 정도 시설에 월세 34만원, 보증금 2000만원 대면 꿀이다”, “주변 1인 가구 전·월세 물량 대주는 집주인들 항의 시위 나올 정도다“, ‘신박하다. 저렇게 쾌적한 쪽방촌이라니”라는 등의 글로 채워졌다. 친여성향 온라인 매체 딴지일보 게시판에도 “보통 관광호텔이 SH나 LH에서 운영하는 청년 주택보다 넓다”, “월세 38만원에 식사 두 끼 제공, 청소 서비스, 피트니스 공짜면 오히려 돈 버는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다.

“24번째 대책은 호텔 방까지 ‘창고 대방출’한다는 게 전부”(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라는 등 야권의 공세가 불붙자 정작 이슈를 쏘아올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권은 주춤했지만 주변부가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일”이라고,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공감 능력이나 현실 감각, 정책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 부동산 시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라디오에서 “호텔은 주로 학교나 교육 시설과 가까이 있지 않다. 이미 실패한 정책이다”라고 말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도 전날 논평을 통해 “사실상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이는 21세기형 쪽방촌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대책 발표 당일인 전날(19일)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20일 오전 공개회의 석상에서도 부동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공수처·중대재해기업처벌법·경제3법 등 다양한 현안과 최근 이슈된 비혼모 출산에 대해서도 언급했지만,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답은 없었다. 지난 17일 이 대표가 관훈클럽 토론회서 ‘호텔 전세방’을 처음 언급한 이후 다음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호텔개조 전세방이)근사하다”고 언급한 뒤 잠잠해졌다. ‘호거’(호텔+거지)라는 신조어까지 생기며 비난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러 대책 중 하나인 호텔 개조 문제를 앞세우면서 일이 꼬였다”며 “여론을 의식해 발언을 자제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할 때마다 출렁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이번에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20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11월 셋째 주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7%,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 긍정평가는 44%로 각각 지난주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 대표는 단기 이슈인 전월세 논란에 뛰어드는 길을 피해 장기 비전에 무게를 뒀다. 그는 지난 19일 서울하우징랩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청년TF의 주거분야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신 복지체계구상과 주거구상을 연내에 내놓겠다”고 말했다. 당내 주거문제 연구 기구인 미래주거추진단도 20일 LH 서울본부 현장방문을 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