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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핸드메이드 팔아 3900억…1000만 다운 앱 성공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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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트리와 양말 모양의 손뜨개 수세미, 오렌지를 닮은 동그란 모양의 가방, 선물받을 사람의 이름을 새길 수 있는 케이크 모양의 초…. 모두 손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들이다. 아이디어스는 이런 핸드메이드 제품만 팔아 누적 거래액 3900억원을 기록한 커머스 플랫폼이다. 2012년 이 서비스를 만든 김동환 백패커 대표는 "핸드메이드가 독특하니 좋긴 하지만, 그것만 팔아서 사업이 되겠느냐"는 조언을 지겹도록 들었다. 지금은 2만여명의 작가가 28만여건의 작품을 파는, 앱 다운로드 1000만을 넘긴 '대박 서비스'가 됐다. 셀러를 '작가'로, 제품을 '작품'으로 부르는 김동환 대표를 인터뷰했다. 김 대표는 11월 24일 열리는 폴인컨퍼런스 〈누가 커머스를 바꾸는가 2021〉에 연사로 선다. 다음은 일문일답.

아이디어스의 작가들이 올린 '작품'들. 모두 손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들이다. [사진 아이디어스 홈페이지]

아이디어스의 작가들이 올린 '작품'들. 모두 손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들이다. [사진 아이디어스 홈페이지]
한 작가가 손으로 만든 가방 모양의 열쇠고리 [사진 아이디어스 홈페이지]
아이디어스의 작가들이 올린 '작품'들. 모두 손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들이다. [사진 아이디어스 홈페이지]
니치마켓(niche marketㆍ틈새시장)에 불과할 거라고 본 핸드메이드 커머스 플랫폼이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네요.  
한달 방문자가 300만명을 넘을 정도로 성장하긴 했지만, 여전히 도달하지 못한 타겟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20대 여성 고객이 굉장히 많지만, 30대 후반 이상과 남성 고객들에게는 아직 인지도가 낮거든요. 이 점이 오히려 희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년 두배씩 성장하고 있지만, 앞으로 훨씬 더 성장할 가능성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아서요.
컨퍼런스 발표 자료를 미리 살짝 봤는데, 이렇게 쓰셨더군요. ‘아이디어스는 싸지 않습니다. 아이디어스는 빠르지 않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이 커머스 플랫폼의 성공 공식이라고 주장하는 곳들이 많은데, 완전히 반대의 전략이에요.  
저희는 핸드메이드 제품이 거래된다는 점에서 커머스 플랫폼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커머스와는 좀 다른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서비스 초기부터 작가님들을 팔로우하거나, 일대일로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했어요. 지금도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게 아니라, 서로 안부를 묻고 고민을 상담하고 그러시죠. 일종의 커뮤니티가 형성됐어요.
핸드메이드 플랫폼 아이디어스로 누적 거래액 3900억원을 기록한 김동환 백패커 대표는 폴인 인터뷰에서 "니치마켓이라고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백패커]

핸드메이드 플랫폼 아이디어스로 누적 거래액 3900억원을 기록한 김동환 백패커 대표는 폴인 인터뷰에서 "니치마켓이라고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백패커]

커머스 플랫폼이라는 게 꼭 물건만 파는 곳은 아닐 수도 있다는 건가요.  
저는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는 심리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는 갈수록 개인을 표현하는 수단이 돼 가고 있어요. 재화는 보편화돼 가고 있어요. 예전에는 샤넬백이 같은 재화가 상징하는 것이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샤넬백을 메는 시대에요. 내 정체성을 표현하려면 스몰 브랜드를 찾을 수 밖에 없는 시대에요.  
전 여전히 아마존이나 쿠팡 같은 플랫폼이 잘 될 거라고 생각해요. 공산품은 싸게 사서 빠르게 배송 받는 게 좋죠. 그런데 이 공룡들과 싸워서 이기려면 뭔가 독창적인 콘텐츠를 갖고 있거나 새로운 감성을 전달해야 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그런 감성을 전달하시나요.  
작가님들의 제품 하나하나와 이를 거래하는 과정 전체가 그런 감성을 자아내는 것 같아요. 저희가 처음에 ‘핸드메이드 플랫폼’이라고 아이디어스를 광고했어요. 그런데 ‘이 제품이 핸드메이드니까 사야지’ 하고 마음 먹는 고객은 없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핸드메이드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여기에서만 파는 독특한 제품’이라는 게 중요한 거죠. 그 독특함을 알리면 저절로 판매가 돼요.
제품만 독특한 게 아니라 거래 과정도 독특하죠. 흔한 비닐 포장과 택배 상자에 물건이 담겨오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작가님들이 손편지를 쓰고 사탕과 껌을 선물로 넣으시곤 하거든요. 이걸 통해 ‘뭔가 다르다’는 느낌들을 받으시는 것 같아요.
아이디어스의 주요 지표들. 최근 앱 다운로드 1000만건을 돌파했고, 매달 400만명 가까운 이들이 앱을 이용한다. [자료 백패커]

아이디어스의 주요 지표들. 최근 앱 다운로드 1000만건을 돌파했고, 매달 400만명 가까운 이들이 앱을 이용한다. [자료 백패커]

독특한 철학을 가진 커머스 플랫폼을 어떻게 구상하셨어요.  
전 커머스를 몰랐고, 지금도 여전히 잘 모릅니다. 사용자의 피드백을 계속 받고 있지만, 처음엔 엄청난 혜안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동생이 도자기를 만들었고, 벼룩시장 같은 데 따라나가서 도자기를 팔면서 ‘핸드메이드 제품을 사려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그런데 온라인 플랫폼은 없구나’ 하는 걸 알게 됐을 뿐이에요. 포털 회사와 스타트업에서 서비스 기획과 마케팅을 배웠기 때문에 창업을 결심할 수 있었어요.
핸드메이드를 만드는 작가들을 연결해 제품을 판다는 게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을 것 같은데, 아이디어스가 유독 잘되는 이유가 뭘까요.  
유사 서비스들이 너무 많이 생겼고, 지금도 생겨나고 있어요. 한달에 너댓 개씩 핸드메이드 플랫폼을 표방하는 곳들이 생길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결국은 작가님들이 어디를 선택해주시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작가님들을 ‘셀러’로 보지 않고 그야말로 작품을 만드시는 작가님들로 대우해드리고 있어요. 건강 검진도 받게 해드리고, 마일스톤을 달성하시면 선물도 드리고, 이분들의 작품을 책으로 엮어내기도 하구요.
핸드메이드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으실 거라고 보세요.  
앞으로 독특한 제품을 찾는 이들이 더 많아질 거라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우리와 비슷한 미국의 핸드메이드 플랫폼 엣시(Etsy)는 상장까지 했고, 시가총액은 18조원에 달합니다. 저희는 아시아의 엣시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내년에 본격 해외 진출을 시작할 거에요. 
폴인컨퍼런스 〈누가 커머스를 바꾸는가 2021〉은 11월 24일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다. [사진 폴인]

폴인컨퍼런스 〈누가 커머스를 바꾸는가 2021〉은 11월 24일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다. [사진 폴인]

김동환 대표가 아이디어스의 성장 비결을 발표하는 폴인컨퍼런스 〈누가 커머스를 바꾸는가 2021〉은 11월 24일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다. 아이디어스 외에 페이스북·카카오커머스·그립·롯데백화점·이베이코리아·카페24·아마존코리아가 커머스 시장의 변화를 짚고 미래를 전망한다. 참가 신청은 폴인 웹페이지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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