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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간 숙성한 쌍둥이 군단 리더, 류지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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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취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대답하는 류지현 LG 신임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대답하는 류지현 LG 신임감독.

“선수들이 신나게 뛸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LG 감독 취임한 프랜차이즈 스타 #첫 마디로 신바람 야구 부활 예고 #“LG는 숙명 같은 팀, 팬들께 보답”

‘27년 LG맨’ 류지현(49) LG 트윈스 신임 감독이 취임 일성으로 ‘신바람 야구 부활’을 선언했다. LG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류 감독 취임식을 열었다. LG는 지난해까지 수석코치를 지낸 류 감독과 계약기간 2년, 총액 9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에 계약했다.

류 감독은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1994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2004년 은퇴하기까지 LG 유니폼만 입었다. 현역 시절 빠른 발, 정확한 타격, 안정된 수비로 ‘꾀돌이’란 별명을 얻었다.

1994년 LG의 두 번째 우승에 기여하고, 신인왕도 차지했다. 유격수 통산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WAR·스탯티즈 기준) 2위(39.65)다. 미국 연수(시애틀 매리너스·2007~08년) 기간을 제외하면, 은퇴 후 지도자 생활도 16년 동안 LG에서만 했다.

류 감독은 취임사에서 “최고 인기 구단 LG 트윈스 감독직을 맡아 영광스럽다. LG 프랜차이즈 1호 감독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3년간 류중일 감독님이 훌륭한 팀을 만들어주셨다. 내년에는 더욱 철저히 준비해 ‘포스트시즌 진출’ 그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994년 신인 삼총사로 주목 받던 당시의 서용빈(왼쪽), 김재현(오른쪽)과 함께 한 류 감독. 중앙포토, [연합뉴스]

1994년 신인 삼총사로 주목 받던 당시의 서용빈(왼쪽), 김재현(오른쪽)과 함께 한 류 감독. 중앙포토, [연합뉴스]

류 감독은 “LG에 27년간 몸담았다. 내게는 숙명이자, 가족 같은 팀이다. 이젠 팬들께 받은 큰 사랑을 돌려드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94년 당시 사령탑이었던 이광환 감독과,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추억한 류 감독은 “이광환 감독님의 가르침과 구본무 회장님의 배려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LG는 2년 연속 4위로 가을 야구를 했다. 그러나 뒷심 부족으로 포스트시즌에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류 감독은 “세밀함이 떨어져 고비를 못 넘는다. 보완이 필요하다. 다행히 나도, 선수들도 서로를 잘 안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그게 내 장점”이라고 했다.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창단한 LG는 ‘신바람 야구’를 앞세워 전성기를 누렸다. 2002년까지 우승 2회, 준우승 3회, 포스트시즌 진출 8회를 달성했다. 하지만 2003년부터는 10년 연속 가을 야구를 하지 못하는 암흑기를 거쳤다.

류 감독은 소통을 앞세운 ‘신바람 야구 시즌2’를 예고했다. 류 감독은 “내 색깔을 내세우기보다 선수들 마음에 스며들어 잠재력을 끌어내는 게 내 역할이다. 운동장 안에서 신나고 적극적인 플레이로 팬들과 함께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다음 시즌에도 김현수에게 주장을 맡기기로 했다. 류 감독은 “김현수가 LG에 오면서 선수들이 자유롭게 의사표현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함께 즐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코칭스태프 구성에 나선 류 감독은 “내가 야수 출신인 만큼, 배터리코치를 오래 지낸 김동수 수석코치로부터 투수 쪽 도움을 받으려 한다. 투수코치도 신중하게 고려중”이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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