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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협력업체 사장 100명 "파업으로 전기료도 못내…살려달라"

중앙일보

입력

한국GM 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가 19일 오전 인천 부평시 한국GM 서문에서 노사의 협력을 호소했다. 사진 협신회

한국GM 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가 19일 오전 인천 부평시 한국GM 서문에서 노사의 협력을 호소했다. 사진 협신회

한국GM의 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가 한국GM 노사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협력 업체는 부도에 직면해 있다며, 노사에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촉구했다.

협신회는 19일 한국GM 부평공장 서문에서 '한국GM의 타결되지 않은 임단협에 대한 협력업체들의 생존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임단협이 즉시 타결되지 않는다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업체들은 부도에 직면하는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한국GM 노조의 잔업·특근 거부, 4시간 부분 파업으로 협력 업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호소문 발표엔 협력업체 대표 100여 명이 참석했다.

협신회는 "임단협 지연으로 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더 이상의 차질이 생기면 안 된다"며 "협력업체 부도 등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발생한다면 한국GM 부품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생산 차질로 협력 업체는 완성차 업체보다 더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협신회는 "일부 업체는 전기세는 물론이고 직원들 급여도 제때에 지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2·3차 협력업체들은 사업을 포기하고 반납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협신회와 한국GM에 따르면 노조의 부분파업 등으로 지난달 5064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 또 부분파업이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경우 이달 생산량은 당초 목표의 절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협력 업체 사장들은 한국GM 노사에 자제와 협력을 당부했다. 협신회는 "모든 지혜를 모아 지체하지 말고 임단협을 타결해 달라"며 "한국GM 뒤에 30만의 협력업체 임직원과 가족이 애타게 지켜보고 있다"고도 했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말부터 3일간 4시간씩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이달 들어서도 이날까지 9일(영업일 기준)간 부분파업에 나섰다. 부분 파업을 한 기간이 이달 들어 14영업일 기준으로 절반이 넘는 9일에 달하는 것이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7월부터 올해 임단협 교섭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 부평 2공장 신규 물량 배정 등을 놓고도 대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GM 본사 임원이 '한국 철수설'을 시사해 주목된다. 스티브 키퍼 GM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이날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노조가 한국을 경쟁력 없는 국가로 만들고 있다"며 "조만간 노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지난 2018년에 이어 GM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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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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