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단독] 韓 "올림픽 협력"에도…스가, 한중일 참석 확답 안줬다

중앙일보

입력 2020.11.19 04:00

업데이트 2020.11.19 10:52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7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팔꿈치 인사(elbow bump)를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 법원이 압류한 일본 기업의 자산매각 중단을 요구하며 스가 총리의 연말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AP=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7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팔꿈치 인사(elbow bump)를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 법원이 압류한 일본 기업의 자산매각 중단을 요구하며 스가 총리의 연말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AP=연합뉴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일본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내년 7월 도쿄올림픽에 초청할 의향을 밝혔다"고 공개한 데 따라 양국의 도쿄올림픽 협력이 주목받고 있다.

김석기 "'스가, '양국 관계 회복 진심 원한다'"
"'징용공 진전된 방안 제시해달라' 두 번 강조"
"올림픽 협력 고맙지만, 징용 문젠 별개란 뜻"
"日기업 자산 현금화(매각) 안한다는 보장 요구"

김석기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은 17일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과 내년 1월 13일 도쿄에서 올림픽 성공을 위한 한·일 교류협력 방안 세미나를 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올림픽 협력에 앞서 한·일관계를 정상화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은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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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인 김석기 국민의 힘(왼쪽) 의원이 지난 13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진표(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 같은 당 윤호중 의원(오른쪽)과 함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면담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인 김석기 국민의 힘(왼쪽) 의원이 지난 13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진표(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 같은 당 윤호중 의원(오른쪽)과 함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면담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석기 국민의 힘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에 "일본 정치지도자들과 만나보니 스가 총리의 연내 방한은 어렵다는 게 결론"이라며 "스가 총리 본인도 '양국이 건전한 관계를 회복하길 진심으로 원한다'면서도 '한국이 징용공 문제에 관해 진전된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두 번이나 말했다"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도쿄올림픽 협력은 고맙지만, 징용 문제는 별개라는 뜻"이라며 "핵심은 한국 법원이 압류한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를 하지 않겠다고 보장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김진표 의원 등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의 연쇄 방일에서 도쿄올림픽 협력을 제안한 건 문재인-스가 선언을 통한 한·일관계 정상화, 김정은 위원장의 올림픽 참석을 통한 올림픽의 성공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동시에 이루겠다는 게 골자였다.

실현하려면 우선 첫 단추로 한·일 정상이 만나 강제징용 배상 문제의 매듭부터 풀어야 한다. 그러려면 스가 총리가 연말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해야 하지만, 박 국정원장과 김 의원 모두 확답을 받지 못한 채 돌아왔다. 이에 따라 현재로썬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교도통신은 앞서 지난달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법원이 압류한 일본 기업들의 자산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보증하지 않으면 스가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한국 측이 코로나19 방역, 교류협력과 북한의 올림픽 참가 등 도쿄올림픽 성공을 위해 전폭적인 협력을 제안했지만,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정부 대위변제 등 현금화 중단 방법 있지만, 피해자 수용 여부가 관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0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면담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0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면담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의원연맹은 이에 정상회담과 별개로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 사업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가와무라 간사장과 1월 13일 일본에서 세미나 개최를 확정했고, 후속으로 스포츠·문화계 교류협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일본 외무성-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세미나에는 한국의 정치·언론·경제계 인사 30~40명이 참석한다. 도쿄올림픽 지원 방안 토론을 시작으로, 한·일관계 복원과 함께 북한의 도쿄올림픽 참가 분위기 조성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일의원연맹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만나 강제징용 배상 문제로 얽힌 양국 관계의 매듭을 결단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자는 이중의 목표도 깔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위성락 전 러시아대사는 "도쿄올림픽 구상 자체는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긍정적인 건 분명하다"면서도 "실현을 위해선 첫 관문인 한·중·일 정상회의나 한·일정상회담을 성사시켜야 하고, 그다음 과제가 북한을 설득하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도 얻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로선 일본 정부 요구대로 법원의 자산매각(현금화)을 정부가 중단시킬 수 없다는 게 딜레마다. 2018년 10월 대법원 배상 판결 이후 "삼권분립 국가에서 정부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혀온 데다가 박근혜 정부 때 강제징용 재판을 지연시켰다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을 사법 농단 혐의로 기소까지 했기 때문이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하지만 "피해자들이 수용한다면 정부의 대위변제 등을 포함해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면서 당장 현금화를 피할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배상금 대위변제는 피해자에겐 즉시 배상하고 일본 징용 기업엔 구상권 청구로 계속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식으로 꼽힌다. 또 피해자들이 한·일 정부 간 타결이 이뤄질 때까지 현금화 연기에 합의하거나, 법원이 피고 기업의 불복 항고에 따른 절차상 연기도 한시적인 현금화 유예 방안으로 거론된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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