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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다운 기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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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중앙SUNDAY 문화부장
서정민 스타일팀장

서정민 스타일팀장

한겨울 방한용품으로 인기 있는 패딩 점퍼를 ‘다운 재킷(Down Jacket)’이라고도 부른다. 이때 ‘다운’은 오리·거위 등 조류의 가슴 솜털 또는 깃털 밑에 난 잔털을 말한다. 그런데 이 다운 채취 방법이 참 잔인하다. 살아 있는 오리나 거위의 털을 뽑기 때문이다.

동물 학대를 반대하는 윤리적 소비자가 늘면서 올겨울엔 ‘RDS(Responsible Down Standard·책임 다운 기준)’ 인증 제품들이 대거 선보였다. 살아 있는 동물의 털 채취, 강제 급식 등 동물 학대 관련 행위 없이 윤리적 방법으로 생산된 다운 제품에만 발행되는 인증마크다. 이 경우 많은 브랜드가 식품용으로 사육·도축되는 오리·거위의 부산물(털)을 모아 충전재로 사용한다.

2014년 롯데월드몰 오픈을 기념해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띄워졌던 대형오리 '러버덕'. 네덜란드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설치작품이다. 중앙포토

2014년 롯데월드몰 오픈을 기념해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띄워졌던 대형오리 '러버덕'. 네덜란드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설치작품이다. 중앙포토

‘리사이클(Recycle·재활용) 다운’을 사용하는 브랜드들도 있다. GRS(Global Recycled Standard·국제 재활용 기준)는 버려진 이불·베개·옷에서 확보한 다운을 세척·살균해 고품질 친환경 다운 제품으로 재탄생시켰음을 인증하는 마크다. 동물 보호는 물론, 일반적인 다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가치소비(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지키며 깐깐하게 소비하는)’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환영받고 있다. 아예 동물 유래 성분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신소재를 사용하는 브랜드도 점차 늘고 있다. 브랜드명이 ‘오리를 살리자(SAVE THE DUCK)’인 이탈리아 패딩 제품이 대표적이다. 올겨울 패딩 쇼핑은 이왕이면 동물과 지구, 모두를 위한 방법을 선택해보자.

서정민 스타일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