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돈은 ESG로 흐른다"…내년 SK그룹의 숙제 두 가지

중앙일보

입력 2020.11.18 07:00

“최근의 돈은 다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로 흘러간다고 볼 수 있다.”

SK그룹의 2021년 주요 화두로 ESG와 BM(Business Modelㆍ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떠오르고 있다. 18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60) 회장은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SK CEO 세미나에서 “유럽 투자의 50%는 ESG 관련 펀드이고, 미국은 ESG 관련 펀드 비중이 25%를 넘었다”라며 “펀드의 수명이 7년 정도라고 보면 최근의 돈은 거의 다 ESG로 흘러간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ESG 투자란 한 마디로 친환경적이고, 사회에 책임을 다하며,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에 투자가 몰릴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최 회장이 ESG를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함에 따라 SK 계열사들은 현재 ‘원 모어 라운드(One More Round)’를 진행 중이다. 내년 경영 계획 등에 최 회장의 의중을 최대한 반영한 다음, 이를 다시 추인받는 절차를 의미한다.

최태원 SK 회장. [연합뉴스]

최태원 SK 회장. [연합뉴스]

SK는 사실 기업 활동에 ESG 관련 사항들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기업이다. 최근 SK그룹 내 8개 계열사가 한국 최초로 ‘RE100’에 가입한 게 대표적이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구글과 애플, 이케아 등 263개 기업이 가입해 있다. SK건설도 최근 국내 1위 폐기물업체인 EMC홀딩스를 인수하며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고, SK E&S가 지난 9월 새만금 간척지에 264만㎡(80만평) 규모의 태양광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자로 선정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문승일 서울대 전력연구소장은 “국내에서는 재생 에너지의 자가발전을 통해서만 RE100 달성이 가능한 제도적 한계가 존재한다”며 “그린 뉴딜 정책이 제대로 수행되기 위해서라도 이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M 혁신 중인 SKC에 기대감 드러내 

ESG와 별도로 SK그룹은 내년에도 공격적인 BM 혁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 부문을 역대 국내 기업 인수ㆍ합병(M&A) 사상 최고 액수인 10조3104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도 이런 BM 고도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그룹 계열사인 SKC를 그룹 내 가장 성공적인 BM 혁신 기업으로 꼽았다고 한다. SKC는 기존에는 화학 사업을 중심으로 전자재료 사업과 뷰티ㆍ헬스케어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었으나, 최근엔 자회사인 SK바이오랜드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모빌리티와 반도체, 친환경 분야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꾸준한 변신 노력 덕에 성과도 나온다. 한 예로 SKC는 배터리용 동박 제조 경쟁력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힘입어 SKC는 올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늘어난 5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23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 늘었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ESG 경영과 BM 혁신은 그룹 내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됐다”라며 “매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두 가지는 반드시 달성해야 할 지상 과제”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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