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에듀] "첨성대서 별 봤다" 수학적 사고 키우는 증강현실

중앙일보

입력 2020.11.18 06:00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고'를 열면 일상 공간에 포켓몬 세계가 겹쳐 보인다. 영화 '어벤저스' 의 주인공이 작업실에서 손가락을 까딱하면 다양한 화면이 눈앞에 나타난다. 모두 현실 상황에 가상의 대상을 덧입혀 나타내는 기술, 즉 증강 현실(AR, Augmented Reality)을 기반으로 한다. 게임이나 영화뿐만 아니라 증강 현실은 이미 우리 일상 속에 들어와 있다.

AR 기술 활용한 다양한 수학 공부

증강 현실을 활용해 수학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증강 현실의 관점에서 수학은 ‘현실의 대상’에 ‘수학적 해석’을 덧붙인다고 볼 수 있다. 간단한 예를 들면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재기 위해 좌표축을 덧붙여 생각하거나, 도넛을 입체 도형인 토러스(Torus; 도넛 모양의 입체)로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변의 다양한 대상에 ‘수학적 해석’을 덧붙여, 증강 현실까지 활용하면 더 재미있는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다. 이런 활동을 학생뿐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도넛과 토러스(https://ggbm.at/xacwukxu)

도넛과 토러스(https://ggbm.at/xacwukxu)

달걀과 달걀판을 예로 들어보자. 스마트폰 수학 공부 어플인 지오지브라 3차원 계산기(GeoGebra 3D Calc)에서 달걀은 타원체라는 입체도형( 2.25 x² + y² + z² = 25 )으로, 달걀판은 삼각함수의 곱으로 이루어진 함수( a(x,y) = 2 sin(x) sin(y) )로 표현할 수 있다. 그다음 AR(증강현실) 모드를 적용하면 현실에서의 달걀, 달걀판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지오지브라 3차원 계산기에서 달걀과 달걀판을 만들고 증강현실 기능을 사용한 모습

지오지브라 3차원 계산기에서 달걀과 달걀판을 만들고 증강현실 기능을 사용한 모습

이런 관점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더 나아가 세상이 온통 수학적 도형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증강 현실을 실제 교육에 적용하면 더 흥미로워진다. 2019년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2학년 학생들이 참여한 한 융합 수업에서 한국의 문화유산을 AR로 자유롭게 설계해봤다. 학생들은 첨성대, 앙부일구, 혼천의, 자격루 등을 수학의 방정식과 입체 도형으로 설계하고, 이를 AR모드로 표현했다.

영재학교 2학년 학생들이 만든 지오지브라 3차원 작품(https://www.geogebra.org/m/wehtqdub)

영재학교 2학년 학생들이 만든 지오지브라 3차원 작품(https://www.geogebra.org/m/wehtqdub)

이날 학생들은 신라 시대 건축물 첨성대와 이곳에서 볼 수 있는 별을 설계했다. 실제 첨성대에서 별을 관측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만든 'AR 버전' 첨성대에 들어가 간접적으로 별을 봤다. 교육적으로 상당히 의미 있고 학생에게도 뜻깊은 체험이다.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우리의 문화유산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증강현실을 이용해 학생이 설계한 첨성대 안에 들어가 별 관측을 체험하는 모습

증강현실을 이용해 학생이 설계한 첨성대 안에 들어가 별 관측을 체험하는 모습

예전에는 어려운 수학을 배워도 ‘현실’에서 쓸모가 없다는 불평이 공감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증강현실’ 안에서 수학은 더 풍부한 의미를 갖게 됐다. 모든 사람이 증강현실 안에서 수학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경식 교사는 경기북과학고, 세종국제고를 거쳐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며,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융합교육교수법을 강의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한국교원대학교 과학교육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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