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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8번타자’ 알테어가 일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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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NC 다이노스 8번 타자 애런 알테어가 두산 선발 알칸타라를 상대로 4회 3점포를 터트린 뒤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NC 다이노스 8번 타자 애런 알테어가 두산 선발 알칸타라를 상대로 4회 3점포를 터트린 뒤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창단 후 첫 통합 우승을 향해 기분 좋은 첫 발걸음을 뗐다. NC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5-3으로 꺾고 먼저 1승을 신고했다.

NC 5-3 두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4회 말 스리런 홈런 날려 기선제압 #8번 배치 후 부진탈출…31홈런 폭발 #마스크 착용 거부로 시상식 불참

NC에는 통산 첫 KS 승리다. NC는 2016년 플레이오프(PO)를 거쳐 KS에 진출했지만, 내리 4연패했다. 올해는 달랐다. NC가 정규시즌 우승팀 자격으로 KS에 선착했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역대 KS 1차전 승리팀 우승 확률은 75%(36회 중 27번)다.

‘공포의 8번 타자’가 승부를 갈랐다. NC가 1-0으로 앞선 4회 말,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선두 타자 박석민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1사 후 다시 권희동의 몸에 공을 맞혔다. NC에 1사 1·2루 기회가 찾아왔다. 8번 타자 에런 알테어가 타석에 섰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알테어는 6구째 몸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시속 137㎞)을 퍼 올렸다. 타구는 130m를 날아가 그대로 한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올해 한국시리즈 1호포이자 초대형 3점 아치였다. 3타수 1안타 3타점으로 승리를 이끈 알테어는 1차전 MVP에 선정됐다.

알테어는 외국인 타자로는 드물게 8번 타순에 배치된다. 시즌 초반 4번 타자로 나설 땐 타율이 0.200을 넘기지 못했다. 부진이 깊어지자 코칭스태프가 타순을 8번으로 끌어내렸다. 그때부터 거짓말처럼 성적이 좋아졌다. 8번은 많은 투수가 가장 쉽게 상대하는 타순이다. NC를 상대하는 팀은 그럴 여유가 없어졌다. 알테어는 10개 구단 최강의 8번 타자로 불리면서 올 시즌 홈런 31개를 치고, 108타점을 올렸다. 도루도 22개를 해내면서 전방위 활약했다.

두산도 NC의 실책을 발판 삼아 추격해나갔다. 5회 초 1사 2·3루에서 NC 3루수 박석민이 포구 실책을 범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6회 초에는 1사 1루 오재일 타석에서 초구를 받으려던 NC 포수 양의지가 미트를 너무 앞으로 뻗었다. 포수 타격방해가 선언돼 오재일이 자동 출루했다. 두산 박세혁은 1사 1·2루에서 평정을 잃은 드류 루친스키의 초구 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적시 2루타로 연결했다. 계속된 2·3루에서 김재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까지 이어져 NC는 한 점 차로 쫓겼다.

그러나 NC는 8회 말 1사 3루에서 박석민의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무리 투수 원종현이 9회 초 2점 리드를 지켜냈고, NC는 값진 승리를 손에 넣었다. NC 선발 루친스키는 5와 3분의 1이닝 5피안타 4탈삼진 3실점(1자책점)으로 KS 첫 승리를 따냈다.

KS 1차전(17일·고척)

KS 1차전(17일·고척)

한편 알테어는 경기 뒤 MVP 시상식에 불참했다. NC 관계자는 “알테어가 마스크를 쓰면 호흡이 어려워 인터뷰가 힘들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KBO 관계자는 “방역 지침 상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상식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 팀이 맞붙는 KS 2차전은 18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NC는 구창모, 두산은 크리스 플렉센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예비 메이저리거다웠다

나성범

나성범

핫 플레이어 나성범  

NC 다이노스의 최고 스타로 꼽히는 나성범(31)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번 타자 우익수로 나와 4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1회말 1사 주자 3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선제점을 뽑았다. 3회말 안타, 5회말 내야 안타를, 8회 말 2루타를 날리면서 전 타석에서 안타를 날렸다. 나성범은 2016년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동안 타율 0.143(14타수 2안타)으로 부진했다. 당시 NC는 4패로 두산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MLB 진출을 고려중인 나성범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다짐했고 첫 경기부터 해냈다.

안타왕? 이번엔 병살타왕

페르난데스

페르난데스

콜드 플레이어 페르난데스  

두산 베어스의 ‘안타왕’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가 ‘병살타왕’이 됐다. 페르난데스는 KS 1차전에서 병살타를 2개나 쳤다. 1회초에는 NC 다이노스 선발투수 드류 루친스키를 상대로 안타를 날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런데 경기 중반 득점 기회에선 방망이가 날카롭지 못했다. 1-4로 뒤진 5회초 1사 만루에서 투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두산은 6회초 2점을 뽑아 3-4로 쫓아갔다. 그런데 7회초 1사 주자 1루에서 또 페르난데스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진 병살타를 쳤다. 찬스를 두 번이나 날린 페르난데스 탓에 두산은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배영은·김효경·박소영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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