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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윤종규 KB회장 3연임 찬성...금융위 라임 제재 전 결정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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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국민연금이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에서 추천한 2명의 사외이사 후보에 반대하기로 했다. 윤종규 현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의 선임 안건에는 찬성하기로 했는데, KB증권 등에 대한 제재가 최종 결정되지 않은 게 영향을 미쳤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전문위)는 17일 위원회 회의를 열고 오는 20일 열리는 KB금융 임시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 KB금융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 KB금융

금융위 징계 확정됐으면, 결과 달라졌을 수도 

전문위는 윤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제1호)과 허 행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제2호) 등 2건의 선임 안건에는 찬성하기로 했다. 전문위는 “KB금융지주 이사회의 KB증권에 대한 감시·감독 의무소홀 우려는 있으나 금융위원회 등 국가기관의 1차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찬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위원들의 이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전문위에서는 국가기관이 내린 판단은 아니지만, 금감원의 징계안이 나온 만큼 감시·감독 의무가 실제로 소홀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그간 전문위는 기업 가치 훼손과 이에 대한 감시·감독 의무 소홀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국가기관의 1차 판단 여부를 활용해왔다”며 “금융위의 의결이 있었을 경우 전문위의 판단도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 10일 KB증권 박정림 대표와 윤경은 전 대표에게 각각 문책경고와 직무정지 징계안을 의결했다. KB증권에 대해서도 업무일부정지 및 과태료 부과를 의결했다. KB증권은 라임펀드 부실을 사전 인지한 정황에도 불구하고 라임펀드를 고객들에게 계속 판매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내부통제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는 게 징계 이유다. 다만 전문위가 찬성 사유로 든 것처럼 해당 징계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제재심이 정한 징계안은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의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KB증권에 대한 징계안은 이르면 이달 25일 증선위에 상정될 전망이다.

KB증권 직원들이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징계수위 논의 제3 제재심의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KB증권 직원들이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징계수위 논의 제3 제재심의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노조 추천 사외이사에는 반대…"주주가치 증대 불확실"

전문위는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등의 사외 이사 선임 안건에는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9월 주주 제안을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문가”라며 이들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전문위는 “장기적인 주주 가치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지 불확실하므로 반대한다”면서 “다만, 일부 위원들은 이견을 제시했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등도 해당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단일주주로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9.97%)까지 해당 안건에 반대 입장을 내면서 노동조합이 추진하던 사외이사 추천은 사실상 무산됐다. 앞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분율을 1.34%에서 1.73%로 늘리는 등 표 대결을 준비해왔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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