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간질환 예방 및 치료법

중앙일보

입력

오는 20일은 대한 간 학회가 정한 '간(肝)의 날'( 이다.

'간의 날'을 맞아 간의 역할과 각종 간질환, 그 예방법 등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이숭환(李崇煥)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간의 역할

간은 체외에서 유입되거나 체내에서 생성된 각종 물질들을 가공 처리해 공급한다.

간은 영양분의 소화를 돕고 해독 작용과 혈액 응고 기능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간에 이상이 생기면 우선 우리 몸의 혈액 순환과 소화 활동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간은 정상적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및 무기질의 대사와 적혈구의 분해과정에서 생성되는 빌리루빈의 대사, 체내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약물 등의 대사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소화작용을 돕는 담즙의 분비도 관장하고 있다.

또 섭취한 음식물을 분해하여 몸에 필요한 영양소로 저장하며 필요에 따라 몸의 각 기관에 운반하며 담즙을 만들어 소화를 돕고 해독 작용을 하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간질환의 종류와 원인

간기능 저하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피로감이다.

무력감, 가벼운 열, 구역질, 식욕 감퇴, 체중 감소 등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간성혼수(간 질환으로 인한 혼수상태)의 초기에는 수면장애가 와서 밤에는 잠을 못 이루고 낮에는 졸리게 되고 말씨가 어눌해지며 손이 떨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심해지면 의식이 혼미해진다.

간 기능이 더욱 떨어지면 탄수화물 대사에 이상이 생겨 혈당이 오르거나 저혈당에 빠질 수도 있다.

알부민 합성이 저하되면 혈청 알부민이 감소돼 몸이 붓거나 복강 내에 물이 고이는 복수가 발생할 수 있고 혈액 응고인자 합성이 잘 안돼 코피가 잘나고 잇몸 출혈이 생기며 심한 경우에는 위장관 출혈도 발생한다.

이후 간질환이 더욱 심해지면 피를 토하고 대변의 색깔이 검어지며 더 심해지면 혼수상태가 된다.

만성 간염은 짧은 시간 동안에 간세포들이 전반적으로 파괴되는 급성 간염과는 달리 장기간에 걸쳐서 만성적으로 간세포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만성 C형 간염의 20%가 간경변으로 진행한다.

일단 간경변으로 진행되면 간기능의 저하가 현저해지고 간을 통과하는 혈류에 장애가 생기므로 복수, 위장출혈, 간성혼수 등의 합병증이 흔히 발생하게 된다.

간암은 B형 및 C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80% 이상으로 대부분 이들 간염바이러스의 만성 보유자 특히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을 오랫동안 앓고 있던 사람들에게서 잘 발생한다.

술, 비만과 당뇨가 원인인 지방간은 간염과는 달리 간세포가 파괴되는 것이 아니고 간세포 안에 중성지방이 축적된 것이므로 원인만 제거하면 곧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알코올 지방간 환자가 술을 계속 마시면 알코올성 간염, 더 진행되면 알코올성 간경변이 발생할 수 있다.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이 비만에 의하여 지방간이 생긴 경우에도 장기간 방치하면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간질환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에는 거의 증상이 없으므로 성인병 검진 및 일반건강진단 등을 통하여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만성간염, 간경변, 간암 등의 만성 간질환은 B형과 C형 간염바이러스의 만성적 지속 감염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러한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B형 간염바이러스는 만성 보유자의 혈액, 타액, 정액 등의 체액을 통하여 전염되므로 수혈, 오염된 주사 바늘, 침, 문신, 면도기 등을 통하여 전염될 수 있고 보유자와 성관계 등 긴밀한 신체 접촉을 통하여도 전염될 수 있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어 있으므로 면역이 없는 사람들, 특히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의 가족이나 환자와 접촉하면서도 간염항체가 없는 사람들은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C형 간염바이러스는 수혈, 오염된 주사 바늘, 침, 면도기 등을 통하여 주로 전염되며 C형 간염바이러스는 아직 효과적인 백신이 없으므로 이러한 전염 경로를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A형 간염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염되므로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켜 이러한 전염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간질환 예방법

지방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을 삼가고 비만인 경우에는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조절하여야 한다.

약물성 독성 간염을 피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처방 없이 약물을 남용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성분 미상의 민간 요법에 대하여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간암의 효과적인 예방법은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미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간암의 발생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높기 때문에 주기적인 관리를 철저히 해서 간암의 조기발견과 조기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간질환의 일반적인 식사원칙으로는 먼저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고 다음으로는 충분한 열량 섭취와 적정량의 지방 섭취, 그리고 충분한 비타민과 무기질의 섭취가 필요하다.

또 경우에 따라 단백질과 염분, 수분, 지방의 섭취량도 줄여야 한다.

지방간의 경우 비만한 사람은 당질과 지방을 제한해야 하고 간경변 상태에서 복수와 부종이 있을 시에는 염분을 제한하여야 한다.

간질환은 무엇보다는 예방이 최선의 치료이다.

최근 B형 간염은 예방 접종의 결과로 감소 추세에 있으나 청년층에서 A형 간염이 늘고 있어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C형 간염도 증가추세에 있어 문신이나 침술에 사용되는 침, 귓불을 뚫는 기구 등의 철저한 소독이 필요하다.

또한 세계적인 술 소비량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 술에 의한 간질환이 늘고 있어 올바른 음주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간독성으로 문제가 된 중국산 다이어트 식품을 비롯한, 성분 미상의 건강 보조 식품의 무분별한 사용, 검증되지 않은 민간 요법 등은 오히려 독성 간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전=연합뉴스) 이은중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