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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대면예배 뭐라 말할까···2000년전 성경 속 같은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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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의 현문우답]

코로나 시국에 대면 예배를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걸 두고 논쟁이 있습니다. 어떤 교회는 “코로나가 와도 대면 예배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하고, 또 어떤 교회는 “온라인 예배로 대체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그래서 궁금합니다. 만약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정희윤 기자가 묻고, 백성호 종교전문기자가 답합니다.

“기독교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종교다. 그러니까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 물음데 대한 답은 거기에 있다고 본다. 성경에는 그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열쇠가 숨겨져 있다.”

정말인가? 궁금하다. 예수님이 코로나 시국을 맞았다면 어땠을까. 대면 예배를 고집했을까, 아니면 온라인 예배도 괜찮다고 했을까. 그 대답이 뭔가?
“거기에 답하기 위해 먼저 성경에 등장하는 ‘안식일’에 대해서 알아보자. 2000년 전에 예수님도 안식일에 예배를 드렸다. 그러니까 첫 번째 단추인 ‘안식일’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자.”
유대 율법을 중시하는 유대인들이 예수를 찾아와 안식일에 일을 한 사실에 대해 따지고 있다. [중앙포토]

유대 율법을 중시하는 유대인들이 예수를 찾아와 안식일에 일을 한 사실에 대해 따지고 있다. [중앙포토]

안식일이 뭔가?
“구약의 창세기를 보면 하나님이 천지창조를 하신다. 하늘도 만들고, 땅도 만들고, 바다도 만들고, 온갖 동물과 식물도 만들고, 인간까지 만들었다. 그렇게 6일간 천지창조를 한 뒤 7일째 쉬었다고 돼 있다. 안식일은 이 일곱째 날을 기리는 거다. 그걸 기리면서 유대인도 그날은 쉬었다. 그리고 하나님께 제물을 바치고 제사를 드렸다. 유대인은 안식일을 지키는 걸 목숨만큼 귀하게 여겼다.”
목숨만큼 귀하게 여겼단 말인가? 안식일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목숨까지 걸 정도란 말인가. 왜 그런가?
“하나님이 모세에게 십계명의 돌판을 주면서 약속했다. 너희는 이 계명들을 지켜라. 그럼 나는 너희에게 구원을 주겠다. 그렇게 계약을 맺었다. 유대인과 하나님 사이의 계약. 구원을 얻기 위한 계약이다. 그런데 ‘안식일을 거룩히 지켜라’는 십계중 중에서 네 번째 계명이다.”
모세가 하늘로부터 받은 십계명 돌판을 들고 있다. 십계명에는 '안식일을 거룩히 지켜라'는 계명이 있다. [중앙포토]

모세가 하늘로부터 받은 십계명 돌판을 들고 있다. 십계명에는 '안식일을 거룩히 지켜라'는 계명이 있다. [중앙포토]

만약 그 안식일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됐나? 벌금이나 딱지라도 끊겼나?  
“아니다. 사형에 처했다.”
네에? 사형에 처했다고? 아니, 안식일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사형에 처했단 말인가. 이건 정말 놀랍다.  
“맞다. 유대 율법에는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 이렇게 돼 있다.”
아이, 그래도 말이 그렇겠지. 그렇다고 해서 진짜로 사형에 처하지는 않았겠지.  
“아니다. 정말이다. 구약성경의 민수기(15장 32~36절)에 보면 기록이 있다. 이집트를 탈출한 유대 백성이 광야를 떠돌 때였다. 한 사람이 안식일에 나무를 했다. 땔감을 구한 거다. 그걸 발견한 사람들이 그를 감옥에 가두었다. 그런데 하나님의 계시가 모세에게 내려왔다. 그 사람을 회중이 보는 앞에서 돌로 쳐 죽여라. 그래서 그 사람을 죽였다고 돼 있다.”
예수는 눈이 멀어서 앞을 못보는 사람을 치유하고 있다. 바리새인들은 안식일에 일을 한 예수가 유대 율법을 어겼다고 비난했다. [중앙포토]

예수는 눈이 멀어서 앞을 못보는 사람을 치유하고 있다. 바리새인들은 안식일에 일을 한 예수가 유대 율법을 어겼다고 비난했다. [중앙포토]

이건 너무 놀랍지 않나. 그럼 유대인에게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건 ‘하나님의 법’인가. 사람이 정한 율법이 아니라.    
 “그렇다. 유대인은 그렇게 믿었다. 거기에는 하나님이 주신 계명을 지키지 않을 경우, 구원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깔려있는 거다. 광야를 떠돌며 고생하는 유대 민족이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는 거다. 그래서 안식일을 어긴 사람을 사형에 처할 만큼 강고하게 율법을 지키는 거다.”
아아, 그래서 목숨을 걸고 안식일을 지켰던 거구나. 그건 2000년 전 예수님 당시에도 마찬가지 아니었나?
“마찬가지였다. 그때도 안식일을 어긴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유대 율법이 있었다. 실제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사형에 처해진 데는 안식일을 부정했다는 이유도 깔려 있었다.”
예수님이 안식일을 부정했다고? 아니, 어떻게?
“유대인은 안식일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성경에는 각 처소에 거하면서 불도 피우지 말라고 돼 있다. 요즘도 이스라엘에 가면 유대인들이 안식일에는 전기에 손을 대지 않는다. 호텔에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유대인들은 몇 층에서 내릴 지 버튼을 누르지 않더라.”
안식일에 예수가 병든 사람을 치유하고 있다. 당시 유대 율법으로는 용납되지 않던 행동이다. [중앙포토]

안식일에 예수가 병든 사람을 치유하고 있다. 당시 유대 율법으로는 용납되지 않던 행동이다. [중앙포토]

아니, 그럼 가고 싶은 층에 어떻게 가나?
“유대교의 안식일은 토요일이다. 예수님 당시에도 안식일은 토요일이었다. 토요일에는 이스라엘 호텔의 엘리베이터는 자동으로 모든 층에 다 선다. 따로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내릴 수가 있다.”
지금도 그 정도라니 놀랍다. 그럼 예수님은 도대체 안식일에 어떤 일을 하신 건가?  
“아픈 사람을 고쳐주었다. 그걸 본 유대인들이 안식일 계명을 어겼다고 예수님을 공격했다. 그때 예수님이 하신 유명한 말이 있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
당시에는 그게 엄청난 말이었겠다.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말 아닌가?
“그렇다. 당시에는 그게 그야말로 혁명적인 말이었다. 안식일에는 유대인들이 하나님께 제물을 바치며 제사를 지냈다. 일종의 예배다. 예수님의 메시지를 코로나 시국에 대입하면 이렇게 되는 거다. ‘사람이 예배를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예배가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그게 똑같은 말이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예수의 제자들이 밀밭을 지나다가 밀알을 훑어서 먹자 유대인들이 안식일에 관한 유대 율법을 어겼다면서 예수에게 따지고 있다.

예수의 제자들이 밀밭을 지나다가 밀알을 훑어서 먹자 유대인들이 안식일에 관한 유대 율법을 어겼다면서 예수에게 따지고 있다.

아하, 그렇게 연결이 되는 건가. 실제로도 의미가 서로 통한다. 마치 예수님이 그 말을 미리 준비해두신 듯한 느낌이다.  
“그렇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예배는 하나님께 바치는 거고, 하나님을 위한 거다. 어떻게 예배가 사람을 위한 게 될 수 있나.’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라. 그게 예수님 당시에 유대인들이 했던 말과 똑같다. ‘안식일은 하나님께 바치는 거고, 하나님을 위한 거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한 거라니.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그렇게 보면 예수님은 이미 답을 하시지 않았나. 코로나 시국에 교회가 예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말이다.  
“물론이다. 코로나 시국에 예수님은 어떻게 했을까. 저는 똑같은 말씀을 하셨을 거라 본다. ‘사람이 예배를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예배가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다. 이건 예수님의 ’이웃 사랑‘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만약 교회가 코로나 확산 국면에도 정부의 지침을 어기고 대면 예배를 강행한다면 어떻게 되겠나? 예수님의 ‘이웃 사랑’  가르침과 거꾸로 가는 거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역주행하는 거라고 본다.”
코로나 시국에 예수님이라면 예배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예배의 본질적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 시국에 예수님이라면 예배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예배의 본질적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 편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다를 건가?
“다음 편에서는 ‘원수를 사랑하라’에 대해 이야기 해볼 참이다.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이유부터 알아야 한다. 왜 그래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건지 말이다.”

네에, 그럼 다음 편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백성호 종교전문기자·정희윤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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