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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6일새 100만명 확진…트럼프 태업·추수감사절·독감 '3중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누적 환자가 1100만명을 넘겼다.

15일 누적 감염자 1100만명 돌파 #"트럼프, 코로나 TF 회의 5개월째 불참" #바이든 비서실장 "지방정부가 나서야"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1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의 누적 코로나 19 환자 수를 1100만984명으로 집계했다. 1000만명(9일)을 넘어선 뒤 불과 6일 만에 1100만명 선을 넘긴 것이다. 900만명에서 1000만명을 돌파하는 데는 열흘이 걸렸는데, 신규 환자 급증세에 다시 기록이 단축된 것이다

지난 14일 뉴욕 지하철의 마스크 착용 관련 게시물 앞을 지나치는 승객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4일 뉴욕 지하철의 마스크 착용 관련 게시물 앞을 지나치는 승객 [로이터=연합뉴스]

하루 확진자 수도 지난 13일(현지시간) 18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추세라면 곧 20만 명 선도 넘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코로나19 자문단 소속인 미네소타대학 전염병 연구정책센터 마이클 오스터홀름 소장은 "몇 주 내에 하루 20만명이 넘는 (코로나) 환자를 보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조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까지 800만~1300만명이 추가로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사망자도 7만~15만명 더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현재 전 세계 코로나 누적 감염자(약 5425만명) 5명 중 1명은 미국에서 나왔다. 누적 사망자 수는 약 24만6000명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LA의 코로나 진단 검사장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예약증을 보여달라’는 안내판을 들고 있다. [AFP]

12일(현지시간) 미국 LA의 코로나 진단 검사장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예약증을 보여달라’는 안내판을 들고 있다. [AFP]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조 바이든 대통령 선거 당선인 역시 행정부의 인수·인계 협조 거부에 개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백악관 코로나 태스크포스(TF) 멤버인 브렛 지로어 보건복지부 차관보는 15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TF 회의에 참석한 지 5개월이 넘었다고 밝혔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검사 건수가 늘어 확진자가 증가했다는 잘못된 주장을 펼치며 (코로나 19) 문제에서 손을 떼놓고 있다" 고 보도했다.

앞으로 고비는 추수감사절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동이 늘면서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범위도 넓어질 것이란 우려다. 여기에 독감 시즌까지 겹치면서 병원에는 코로나 환자와 독감 환자가 같이 몰리고 있다.

조지워싱턴대학의 의학 교수 조너선 라이너는 "중환자실(ICU)을 더 만들 수는 있지만, 당장 중환자실 간호사를 늘릴 수는 없다"며 의료 시스템 붕괴를 우려했다. 의료 장비·물자만큼이나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미국 텍사스의 한 공동 묘지에 코로나 19 사망자가 늘면서 운구되어 오는 시신도 증가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4일 미국 텍사스의 한 공동 묘지에 코로나 19 사망자가 늘면서 운구되어 오는 시신도 증가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레임덕'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조 바이든 당선인이 나서는 것도 여의치 않다. 총무청(GSA)이 당선인 인증을 하지 않아 인수위원회도 연방정부로부터 운영자금과 사무공간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고, 정부기관 브리핑 등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바이든 후보 인수위는 홈페이지에서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부터 경기침체, 기후변화, 인종차별 등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첫날부터 달려 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바이든 후보 인수위는 홈페이지에서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부터 경기침체, 기후변화, 인종차별 등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첫날부터 달려 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바이든 당선인의 코로나19 자문단 소속 셀린 군더 뉴욕대 의과대학 교수는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행위는 국가안보에 위협을 준다"면서 "만약 전시였다면 후임자에게 정보를 넘기는 일에 손 놓고 있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각 주(州)지사와 의료계 인사를 비공식 경로로 접촉하며 집권 후 코로나 19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7월 미국서 코로나 확산이 한창 이뤄질 때 바이든-해리스 캠프에서 일해온 론 클레인이 코로나 상황을 설명하는 유튜브 동영상 [유튜브]

사진은 지난 7월 미국서 코로나 확산이 한창 이뤄질 때 바이든-해리스 캠프에서 일해온 론 클레인이 코로나 상황을 설명하는 유튜브 동영상 [유튜브]

바이든 당선인의 비서실장인 론 클레인은 각 주와 지방 정부가 코로나 대처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15일 호소했다.

그는 NBC 방송에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리더십은 주와 지방 관리들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에는 상황이 바뀌겠지만 지금 당장 우리는 점점 악화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뒤에서 마스크를 쓰고 듣는 앤서니 파우치 소장. 로이터=연합뉴스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뒤에서 마스크를 쓰고 듣는 앤서니 파우치 소장.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미국의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15일(현지시간) 백신에 대한 기대감 등에 방역조치가 느슨해지는 상황을 경계했다.

그는 "백신을 맞는다고 마스크 착용 등 공중보건 조치를 그만두어선 안 된다"면서 "백신이 일반 대중에게 90∼95%의 효과가 있어도 당신에게 얼마나 효과적일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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