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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서양서 간 해독제로 널리 알려진 밀크씨슬 이름은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박용환의 면역보감(88) 

대사, 합성, 해독 등 가히 인체의 화학 공장이라는 별명답게 엄청난 일을 하는 기관이 간이다. [사진 wikimedia commons]

대사, 합성, 해독 등 가히 인체의 화학 공장이라는 별명답게 엄청난 일을 하는 기관이 간이다. [사진 wikimedia commons]

피곤하다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기는?  ‘피로는 간 때문이야’라는 말이 광고에서 쓰일 정도로 피곤하면 간이 먼저 떠오른다. 대사, 합성, 해독 등 가히 인체의 화학 공장이라는 별명답게 엄청난 일을 하는 기관이 간이다. 간 기능이 떨어지고, 염증이 생기면 해독작용이 안 돼 몸에 독소가 쌓이고, 대사가 안 돼 에너지가 안 날 수 있다. 그래서 피곤하면 일단 간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이번 편에서는 간을 좋게 하는 약초 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간 기능이 떨어지거나, 간에 문제가 있을 때 한약으로 치료하기 위해 한의원에 오는 사람이 제법 있다. 간 기능을 살려주고, 간의 염증을 줄여주는 약초가 많다. 사실 약초가 만 종류가 넘고, 한의원에서 많이 쓰는 약재도 수백가지이니, 이 모든 약재가 간에 다 좋다고는 할 수 없다. 부자, 초오 같은 독성이 있는 일부의 약은 간에도 무리가 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체질과 상황에 맞게 쓰면 인체에 좋게 작용한다. 한약 처방에 쓰이는 대부분의 약초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어 간 기능도 좋아지게 한다. 한의학을 모르는 비전문가의 말을 듣고서 한약 전체를 오해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간에 좋은 약초가 많은데, 그중에서 서양에서도 많이 쓰여 한국에 다시 재조명된 약초가 있다. 바로 밀크씨슬이다. 밀크씨슬은 아마 누구나 알만한 약초인데, 그 정체는 엉겅퀴다. 엉겅퀴의 영어식 이름이 씨슬이고, 줄기를 꺾으면 우윳빛 진액이 나오기 때문에 밀크가 붙었다. 엉겅퀴의 한약초로서의 명칭은 대계인데, 효능이 동의보감에도 잘 정리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비전문가의 잘못된 오해 때문에 활용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그러다 수년 전 서울대 의대 출신 의사로 미국으로 가 자연 의학을 전공한 이준남 박사가 엉겅퀴를 한국에 알리기 시작하면서 다시 주목받게 된다. 미국의 자연 의학은 철학적 배경이나, 환자에게 적용하는 방법을 보다 보면 한의학과 상당히 흡사한 면이 많은 학문이다. 미국식 한의학이라고 해야 할까. 그는 여러 약초를 소개했는데 그중에 간에 좋다고 강조하며 피력한 것이 엉겅퀴, 밀크씨슬이다.

밀크씨슬은 아마 누구나 알만한 약초인데, 그 정체는 엉겅퀴다. 엉겅퀴의 영어식 이름이 씨슬이고, 줄기를 꺾으면 우윳빛 진액이 나오기 때문에 밀크가 붙었다. [사진 wikimedia commons]

밀크씨슬은 아마 누구나 알만한 약초인데, 그 정체는 엉겅퀴다. 엉겅퀴의 영어식 이름이 씨슬이고, 줄기를 꺾으면 우윳빛 진액이 나오기 때문에 밀크가 붙었다. [사진 wikimedia commons]

몇 년 전 그가 나온 방송을 보면서 정리한 노트가 있는데 그 내용을 소개한다. “밀크씨슬은 간세포를 재생시킨다. 주요성분인 실리마린을 먹인 쥐는 간 독소를 해독하더라. 지방간을 녹이고 담석도 풀어지게 한다. 환자 중에 B형 간염 환자분이 2년 정도 복용한 후에 나았다. 항암이나 장기 질환으로 양약을 오래 드신 분이 간이 안 좋아질 때 투여해 간을 보호하게 했다.”

한의학에서도 위와 같은 개념을 활용했고, 현대 한의학의 약초 분석에서도 간 치료제로 많이 활용한다. 그 외에 주요 효능도 있다. 특히, 출혈에서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엉겅퀴 이름 자체가 피를 엉기게 한다는 것에서 왔으니, 지혈작용이 얼마나 탁월한지 알만하다. 코피, 토혈, 장출혈 등 다양한 출혈증상에 썼는데 그중에서도 소변에서 나오는 혈뇨에 굉장히 많이 활용됐다. 체질적으로는 심장, 간, 소장, 방광에 열이 몰린 체질에 잘 듣는다고 되어 있다.

또 이뇨제와 진통 효과로서도 많이 활용되었다. 엉겅퀴 속 물질 중에 실리마린은 간 쪽에 대표적으로 작용하는 성분이지만, 또 하나 아피게닌은 연골파괴 억제에 효과적이다. 그래서인지 엉겅퀴를 오랫동안 관절염에 써 왔다. 관절염으로 인해 물이 차고 뻑뻑해지는 현상을 줄여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동서양 모두 엉겅퀴, 밀크씨슬 달인 물을 마시는 정력제라고 부르면서 찬양했다. 간의 염증을 줄여 해독하고 피로도가 줄어드니까 당연히 활력도 좋아질 것이다. 단순히 정력이라기보다는, 낮과 밤을 아우르는 활력제라고 표현해야 하겠다. 간에 좋다는 밀크씨슬의 정체는 엉겅퀴, 한약재 명으로는 대계다. 약초는 면역을 좋게 하고, 몸 관리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이 풍부하다.

하랑한의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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