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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완화, 당뇨인 삶의 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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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11월 14일은 당뇨병 인식 개선을 위해 유엔이 공식 지정한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다. 우리나라도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13.8%)이 당뇨병으로 고통받는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당뇨병 사망률 1위, 당뇨병 사망률 증가세 1위다. 이는 우리나라 의료 서비스가 대부분 급성기 치료에 집중돼 지속·포괄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 관리에 상대적으로 취약함을 시사한다.

전문의 칼럼 김성래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당뇨병은 완치가 어렵고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따라서 장기적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엄격한 혈당 관리와 함께 당뇨병 합병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60%가 평생 한 번은 겪는 가장 흔한 합병증이다. 고혈당 상태가 오래 지속하면서 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만성 미세혈관 합병증이다. 방치하면 족부궤양이나 하지 절단까지 초래할 만큼 많은 기능 손상을 일으킨다. 특히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의 43%는 통증을 호소하고, 이로 인한 불편감·불안·우울 등의 장애를 경험한다.

 문제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의 진단율이 턱없이 낮다는 것이다. 2013년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결과,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 약 3분의 1만이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우리나라 당뇨병성 신경병증 연구회 조사에 따르면,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 중 자신의 상태를 알고 있는 환자는 12.6%에 불과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는 항상 통증 정도를 민감하게 체크하고 정기적으로 진료받아야 한다. 특히 화끈거림, 시림, 찌릿찌릿함, 칼로 베는 듯한 통증, 쥐어짜는 듯한 통증, 저림, 무감각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하루빨리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은 혈당 조절, 위험 요소 관리가 기본이다. 이와 더불어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는 대증 치료도 중요하다.

 통증 치료에는 주로 항경련제·항우울제 등이 사용된다. 프레가발린·가바펜틴 등의 항경련제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에게서 통증 점수 감소, 수면 장애 점수 개선이 입증됐다. 프레가발린의 경우 투여 후 일주일부터 통증 개선 효과를 보인다.

 ‘당뇨병은 합병증이 무섭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다. 이에 따라 당뇨병성 신증, 망막병증, 족부병증 같은 합병증을 인지해 조기에 관리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 반면에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라는 질환에 대한 인식과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려는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2019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진료 지침은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약물치료를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또 그 증상의 치료를 위해 항경련제 등의 약물을 1차 치료제로 고려하도록 했다. 올해도 세계 당뇨병의 날을 보냈다. 당뇨병 환자들이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에 대해 자가 점검해 보고 빠른 진단과 치료를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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