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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증자, 한다면 산은 말고 우리가"…다급한 강성부펀드

중앙일보

입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지분율 경쟁을 펴고 있는 강성부 펀드(KCGI)가 다급해졌다. 정부가 산업은행 자금 수천억원을 아시아나항공 인수 목적으로 한진칼에 3자배정 증자하기로 하자 "차라리 우리가 증자하겠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강성부 KCGI 대표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강성부 KCGI 대표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KCGI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산업은행의 한진칼 3자배정증자에 대하여 강력한 반대의 뜻을 밝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강행한다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3자배정 보다는 기존 대주주인 우리 주주연합이 책임경영의 차원에서 우선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매각 답보 상태에 빠진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한진그룹에 넘기되, 한진그룹의 재무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산은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자금 수천억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산은이 유상증자를 통해 한진칼 신주를 확보하면 현재 한진칼 지분 45.23%를 보유한 KCGI와 주주연합 등의 지분율 희석은 불가피하다.

KCGI는 보도자료에서 "부채비율 108%에 불과한 정상기업인 한진칼에 증자한다는 것은 명백히 조원태와 기존 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이 되기 위함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저희는 지난 5월 이후 증자 의지를 수차례 회사에 전달했으며 한진칼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청약에 1조원 이상 참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산은에 앞서 증자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연합뉴스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연합뉴스

정부는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산경장) 회의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한진칼에 매각하는 방안을 정식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매수자는) 현실적으로 대한항공 말고는 답이 없다는 정서가 많다"면서 "인수·합병(M&A) 성격상 시간을 길게 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이른 시일 내 결정을 끝낼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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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도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의향서(LOI) 제출 등 본격적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한 결정을 내리게 될 전망이다. KCGI는 산은의 한진칼에 대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막기 위해 효력정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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