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데다 효과 좋은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와 국내 주식시장에 몰린 돈이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2일 기준 86개국 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이 95조4162억 달러(우리 돈 약 10경6390조원)라고 집계했다. 지난달 말보다 무려 9.2%가 불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유행 우려가 정점에 달했던 3월엔 전 세계 시가총액이 62조2572억 달러(약 7경7416조원)까지 쪼그라들었는데, 이것과 비교하면 1.5배가 넘는다.
특히 유럽 국가들의 시가총액 증가율이 높았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 중인 코로나 19 백신의 효능이 90% 이상이란 중간결과가 발표된 9일, 주식시장에서 터져 나온 환호성이 가장 컸던 건 유럽 국가들이었다. 코로나 19 감염자 확산세가 또다시 심각해지며 지난달부터 봉쇄조치를 강화한 나라가 많았기에 백신에 대한 목마름도 가장 컸을 터였다.
헝가리와 스페인의 시가총액은 지난달보다 무려 23.4%, 20.2% 증가했다. 폴란드(19.8%)·터키(19.4%)·프랑스(18.1%)·벨기에(18.1%)·아일랜드(17.1%)의 시가총액 증가율도 높았다. 한국의 시가총액 증가율은 11%로 상위권에 속했다(86개국 중 28번째).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3일 3585.2로 장을 마감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정다운 연구원은 “10월 중순 고점(3534.2)과 9월 초 고점(3580.8)을 모두 상향 돌파했다”며 “낙관적 심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상승하는 시장 환경이 앞으로 몇 주간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국내 증시도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는 2493.87로 연고점을 새로 썼다. 일주일 새 3.2%가 올랐다. ‘팔자’ 행렬이었던 외국인 투자자가 ‘사자’로 돌아서며 자금이 몰린 결과다. 하나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 등 증권가에선 이제 코스피가 2500도 넘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1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합계가 2032조원(코스피 1703조원+코스닥 328조원)으로, 지금까지 최고치였던 지난해 1월 기록(2019조원)을 깼다고 발표했다. 이후 시가총액은 더 불어났다. 13일 종가 기준 두 시장의 시가총액은 2043조원(코스피 1719조원+코스닥 324조원)이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