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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삐뚤 그림이 뺑소니범 잡는다…6살 꼬마가 그린 '몽타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독일의 6세 어린이들이 경찰에 제공한 뺑소니 사건 현장 그림. [페이스북 캡처]

독일의 6세 어린이들이 경찰에 제공한 뺑소니 사건 현장 그림. [페이스북 캡처]

여섯 살짜리 꼬마 네 명이 그린 이 그림은 한가로운 풍경 스케치가 아니다. 알고 보면 뺑소니범 검거에 실마리가 될 '몽타주'다.

독일 도르트문트 인근 도시 함에서 6세 어린이 네 명이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뺑소니범의 인상착의와 사건 현장을 그린 그림을 경찰에 제공해 경찰이 공개 수배에 나서는 일이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6세 동갑내기 친구 루이사, 로미, 셀리나, 루이스는 11일 오전 8시 40분쯤 초등학교 등교를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그런데 검정색 승용차 한 대가 난폭 운전을 하다 도로 장벽 등을 부수는 사고를 냈다. 짧은 금발 머리의 여성 운전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달아났다.

독일의 6세 어린이들이 경찰에 제공한 뺑소니 사건 현장 그림. [페이스북 캡처]

독일의 6세 어린이들이 경찰에 제공한 뺑소니 사건 현장 그림. [페이스북 캡처]

아이들은 학교에 도착해 선생님에게 자신들이 등굣길에 본 일을 이야기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목격한 당시 상황을 그림으로 그리도록 했다. 아이들은 삐뚤삐뚤하지만, 운전자의 헤어스타일 등 인상착의, 차량 색상은 물론 어떤 사고를 냈는지도 자세히 그려냈다.

아이들의 그림 두 장을 건네받은 경찰은 이 그림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개 수배'에 착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운전자는 발생한 피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운전했다.

독일 함 경찰이 페이스북에 올린 아이들의 그림. 경찰은 이 그림을 바탕으로 범인을 공개 수배 중이다. [페이스북 캡처]

독일 함 경찰이 페이스북에 올린 아이들의 그림. 경찰은 이 그림을 바탕으로 범인을 공개 수배 중이다. [페이스북 캡처]

SNS를 통해 네 꼬마의 그림을 본 시민들의 칭찬이 이어졌다. "슈퍼 키즈", "영상보다 아이들의 그림이 더 유용하다"란 반응이 올라왔다. 한 지역 주민은 "아이들은 단지 상황을 지켜만 본 게 아니라 실제 행동에 옮겼다"면서 "어른들은 이 아이들의 행동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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