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경북 경주시 진현동 불국사를 방문했다. 지난달 30일 경북 안동시에서 민생투어를 시작한 이후 2주 사이 세 번이나 경북을 찾으면서 경북 지역을 각별히 챙기는 모습이 눈에 띈다.
정 총리는 이날 불국사 총지당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주낙영 경주시장, 종우 주지스님 등과 차담회를 진행했다. 이후 극락전에 참배하고 기와불사(기왓장에 소원을 적어 절에 시주하는 일)에도 참여했다. 기와불사에서 정 총리는 ‘민족의 유산 불국사를 다녀갑니다’라는 글귀를 남겼다. 불국사는 석굴암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는 사찰이다.
불국사를 방문한 정 총리에게 이 지사와 주 경주시장은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사업 조속 추진과 방폐물 반입 수수료 인상 등 현안을 건의했다. 경주 방폐장은 1986년 이래 19년간 표류해 온 국책사업으로, 2005년 주민투표 결과 89.5% 압도적 찬성률로 경주에 유치됐다. 기피시설인 방폐장을 유치하는 대신 지역에 각종 혜택을 주겠다는 조건을 받아들이면서다.
하지만 방폐장을 유치한 지 1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당초 정부가 약속한 55개 사업 중 완료된 사업은 34건에 불과하다는 것이 경주시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2005년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한 번도 개정되지 않은 방폐물 반입 수수료를 현실에 맞게 인상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정 총리는 지난달 30일 경북 안동에서 민생투어를 시작했다. 당시 정 총리는 정부서울청사나 정부세종청사에서 열어 왔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안동 경북도청에서 주재한 후 안동시 한 고등학교에서 특강을 했다. 정 총리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와 당선 후 방문해 복원을 약속한 임청각을 찾는가 하면 인근에서 열린 21세기 인문가치 포럼에도 참석했다.
지난 7일에는 경북 포항을 찾아 전통시장 홍보에 나서고 지진 피해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정 총리는 죽도시장 상인들과 오찬을 함께 하고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소비가 진작돼 활력을 되찾길 희망한다”고 격려했다. 정 총리는 시장 방문 후 페이스북에 “저는 포항의 사위다. 아내의 고향이 포항”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정 총리의 연이은 경북 방문을 두고 이 지사는 “정 총리께서 전국 민생경제 투어를 경북에서 시작할 정도로 지역에 애정이 많다”고 평가했다.
경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