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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메콩 국가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어떤 의미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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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 마련된 화상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제2차 한-메콩 화상 정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 마련된 화상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제2차 한-메콩 화상 정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과 메콩강 유역 5개국(베트남·라오스·미얀마·태국·캄보디아)이 기존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관계를 격상하기로 했다. 13일 화상으로 열린 제2차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차 정상회의에서 세운 이정표를 따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을 제안한다”고 하자 메콩 5개국 정상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해 강 대변인은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성숙-심화시켜 나가는 발전 단계”라며 “단순한 수교 관계나 선린 우호 관계와는 다르다. 어느 나라든 기존의 협력과 우호 관계가 충분히 축적되어야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는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20여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동남아 전문가인 배긍찬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표현은 국제 외교에서 공식화된 용어는 아니고, ‘상대국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의미로 한국이 사용하는 일종의 외교적 수사”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국은 ‘코박스 선구매 공약 메커니즘’을 통해 개도국을 위한 코로나 백신 지원에 1000만 불을 기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박스(COVAX)는 전 인구의 백신 균등 공급 목표로 추진되는 다국가 연합체 기구다. 그러면서 “백신에 대한 보편적이고 공평한 접근권이 확보될 수 있도록 메콩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 마련된 화상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제2차 한-메콩 화상 정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 마련된 화상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제2차 한-메콩 화상 정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과 메콩 5개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는 ▶한국의 신남방정책 및 신남방정책 플러스 전략 지지·환영 ▶코로나19 대응 협력 및 한국의 지원 평가 등이 담겼다. 메콩 5개국 정상이 문 대통령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관련 지원을 해줘 국민도 고마워한다면서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강 대변인이 알렸다. 특히 최근 총선을 치른 미얀마 측은 한국이 선거 방역을 지원해 준 것에 대해 사의(謝意)를 표했다고 한다.

한·메콩 정상회의는 이번이 2회째지만 관련한 역사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부터 시작됐다. 2010년 하노이 제13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제안으로 이듬해 한·메콩 외교장관회의가 처음 열렸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한국과 메콩강 유역 국가의 개발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한강선언’이 채택되며 협력의 물꼬가 트였다.

2019년 외교정상회의가 정상회의로 격상돼 ‘제1회 한·메콩 정상회의’가 열렸다. 문 대통령이 2017년 11월부터 신남방 정책을 핵심 외교 정책 중 하나로 추진했고, 메콩 5개국도 더 많은 한국과 협력을 원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이 메콩 국가와 정례 정상회의를 열며 공을 들인다는 것도 배경이 됐다. 국제통화기구(IMF) 전망에 따르면, 2021~2025년 전 세계 평균 성장률은 4.0%지만 메콩강 5개국은 6.0%로 성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돼 선진국들이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첫 정상회의에선 문화관광, 농업·인프라 등 7개 우선 분야를 선정해 미래 협력을 추진해간다는 한강·메콩강 선언이 채택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27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회 한·메콩 정상회의가 끝난 뒤 '한강·메콩강 선언' 채택을 발표하고 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27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회 한·메콩 정상회의가 끝난 뒤 '한강·메콩강 선언' 채택을 발표하고 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하지만 아직까진 협력 수준이 높진 않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한·메콩 협력기금을 올해 300만 달러에서 내년 400만 달러로 증액하겠다고 발표했다. 배긍찬 교수는 “사실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상징적인 표현보다 중요한 게 재원과 구체적인 사업이다. 하지만 400만 달러는 협력 기금 치고는 너무 적은 액수고, 눈에 띄는 사업도 별로 없다. 아직 메콩강은 투자 대비 성과가 낮은 편이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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