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도쿄올림픽 성공 위해선 文대통령 도움 필요...문재인·스가 공동선언 내자”

중앙일보

입력 2020.11.13 15:12

업데이트 2020.11.13 18:04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3일 한일포럼에서 ″한일정상회담이든, 한중일 정상회담이든 현안을 풀기 위해선 정상들이 만나서 문제를 풀자″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3일 한일포럼에서 ″한일정상회담이든, 한중일 정상회담이든 현안을 풀기 위해선 정상들이 만나서 문제를 풀자″고 말했다. 연합뉴스

“한·일 정상회담을 해서 현안이 풀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28차 한일포럼에서 기조연설에서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일본 측은 현안이 풀려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투로 얘기한다”며 “현안이 풀려야 회담을 한다기보다는 회담을 해서 현안이 풀릴 수 있도록, 현안의 해결을 촉진하는 것도 지도자들 역할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일본국제교류센터(JCIE)가 공동주최한 한일포럼은 양국 정·재계 인사 등 각각 20여 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엔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한·일 정상이 조건 없이 만나자’고 했다는 보도에 대해 “설마 그렇게까지 말했겠느냐. 외교가 그렇게 거칠면 안된다”며 부인한 이 대표는 외교현안에 대한 관점을 풀어냈다. 이 대표는 “내년 예정된 도쿄올림픽이 성공하려면 북한이 협조해야 하고,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한·일간의 쟁점, 한·일 정상회담 한걸음 더 나아가서 연내로 예정되어 있는 한·중·일 정상회담도 그런 시각에서 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앞서 한일관계가 개선돼야 한다”며 “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같은 목소리로 바이든 대통령을 설득하고, 그게 동북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면 최상”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향해선 “민감한 시기에 상대 국가의 우려를 자아낼만한 대외적인 일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 등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이 이날 스가 총리를 면담한 것과 관련 “현안 해결을 위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되고 있다”며 “스가 총리께서 의지만 갖고 계시다면 문제를 풀 만한 지혜는 실무선에서 충분히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배상문제 어떻게 풀어야하나.
‘문희상안’(기업 출연·성금 통한 보상)에서 우려되는 것은 피해자들의 동의 가능성이다. 우리로서는 중요한 대목이고 문 대통령께서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일본과의 관계개선 구상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했던 것처럼 문재인·스가 공동선언이 나올 수 없을까. 향후 10년, 20년 바람직한 한일관계의 초석이자 동북아 평화·안정에 기여하는 토대가 될 선언이 나오면 좋겠다.
일본은 한국에 선조치(일본기업 자산 매각 절차 중단)를 요구한다. 
스가 총리는 대외정책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원칙주의를 계승할 거다. 동시에 스가 총리의 현실주의적 감각이 발현될 수 있다.
구체적인 한일관계 개선 방안은.
한·중·일 정상이 만나거나 한·일 정상이 만나면 코로나 방역에서부터 협력이 출발할 수 있다. 도쿄올림픽 성공이라는 큰 목표 아래 협력하다 보면 문제가 풀릴 수 있지 않겠나. 일본은 작은 것에서 시작해서 큰 것으로 가자고 한다면 저는 큰 것에서 시작해서 작은 것도 풀자는 입장이다.

‘일본통’ 이낙연의 고민 

이 대표는 초선 의원이던 2000년부터 한일의원연맹에서 활동했고 간사·수석부회장 등 지내며 대일 의원외교에 앞장섰다. 일본 정치인과 만나는 자리에선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했다. 일본에서도 이 대표는 지일(知日)파로 분류된다. 강제징용 배상문제와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관계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실마리를 풀 수 있단 기대도 여권에는 있다.

이낙연 대표는 국무총리를 지냈던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만났다. 당시 이 대표는 '한일 양국은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라는 취지의 문재인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고 아베 총리는 '양국관계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이낙연 대표는 국무총리를 지냈던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만났다. 당시 이 대표는 '한일 양국은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라는 취지의 문재인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고 아베 총리는 '양국관계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어가며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를 결정할 거란 관측이 나왔었다. 이 대표 측 인사는 “대일 관계에 대한 해법은 이 대표가 줄곧 고민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일본 문제가 이 대표에게는 정치적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여권 대선주자 중 이 대표만큼 일본에 정통하거나 국제 감각을 갖춘 인사가 보이지 않아서다. 민주당의 서울 초선 의원은 “행정가적 면모가 강한 다른 대선주자와 달리 외교적 경륜과 신중함이 있다는 건 이 대표의 장점”이라며 “외교 관계를 잘 풀어내면 이 대표에 대한 기대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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