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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머니] '커피 한잔 값' 5000원으로 강남 건물주 되는 법 있다는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강남 건물주 되기, 대부분 사람에겐 그저 꿈만 같은 일이죠.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소액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는데요. 고액 자산가가 아니라도, 커피 한 잔 값으로 강남 빌딩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부동산 기반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모든 것을 그게머니에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상업용 빌딩을 소액을 투자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나왔다. 셔터스톡

상업용 빌딩을 소액을 투자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나왔다. 셔터스톡

#ABS가 뭐야?

=자산유동화증권(ABS)발행은, 자산을 담보로 현금을 끌어오는 자금 조달 방법이다. A라는 회사가 100억원짜리 건물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자금난에 시달렸던 A 회사는 건물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매수자가 없었다. 그래서 회사는 건물을 100개로 쪼개기로 했다. 1억원짜리 ABS를 100개 발행한 것이다. 회사는 100명의 투자자에게 각 1억을 받고 ABS를 팔았다. 회사는 이 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를 투자자들에게 나눠주고 건물의 값이 오르면 차익 역시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월세와 시세 차익을 얻고 회사는 현금을 얻는 윈윈 전략이다.

#5000원으로 가능한 강남 부동산 투자

=그동안 자본시장법에 따라 부동산 기반의 ABS 발행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고액 부동산에 일반 시민들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부동산 기반 ABS 발행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관련 규제를 한시적으로 적용받지 않게 됐다.

부동산 투자 플랫폼 카사에서 선보인 1호 투자 대상 빌딩 '역삼 런던빌' 전경. 카사

부동산 투자 플랫폼 카사에서 선보인 1호 투자 대상 빌딩 '역삼 런던빌' 전경. 카사

=일부 핀테크 기업이 곧 투자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부동산 ABS를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 '카사'는 강남구 역삼동의 '역삼 런던빌' 건물 투자자를 오는 25일부터 8일간 모집한다.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의 역삼 런던빌은 지난해 10월 완공됐다. 미국 사립학교의 한국 분교인 PCA코리아가 5년간 이 건물을 쓴다. 공모 총액은 약 101억원이며 ABS를 203만6000주를 발행한다. 1ABS당 가격은 5000원이다. 모집은 투자 금액과 상관없이 선착순으로 마감한다.

#장단점은 뭘까

=소액으로도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아무리 비싼 건물이라도 1ABS 단위로 투자가 가능하다. 부동산을 통째로 사지 않고도, 많은 투자자가 소액으로 여러 빌딩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으로 ABS를 주식처럼 사고팔아 실시간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고, 3개월마다 임대수익도 받을 수 있다. 거래 수수료는 0.2%,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은 14%다.

=소액이라고 부동산 투자의 리스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세입자를 찾지 못해 빌딩에 공실이 생긴다면? 배당을 받기는커녕 건물 가치가 떨어져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카사 측은 “‘역삼 런던빌’은 국제학교가 건물 전체를 5년간 단일 장기 임차해 높은 임대 안정성을 가지고 있으며 카사는 높은 임대 안정성이 있는 건물들을 엄격히 선별한다”고 밝혔다.

=일반인이 상업용 부동산의 적정 가격을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도 투자 시 염두에 둬야 한다. 빌딩 시세를 결정짓는 요인으로는 입지, 대지면적과 연면적, 용도지역, 도로 조건, 건축 년도 등이 있는데 평수와 구조, 기타 건축 조건이 똑같은 매물이 여러 채 있는 아파트와 달리 빌딩은 똑떨어지는 비교군을 찾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빌딩을 사고팔 때는 감정평가법인에서 건물의 가치를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카사 측은 “최소 두 개 이상의 대형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를 통해 시세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광고 문구도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ABS 역시 주식처럼 사려는 사람이 있어야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임형준 금융연구원 박사는 “부동산 ABS를 공모 판매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정말 ABS를 주식만큼 쉽게 처분해 현금화할 수 있을지, 그만큼의 수요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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