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무위 파행 왜…野 "복합기 2대값 8400만원? 모욕감“

중앙일보

입력 2020.11.13 05:00

“여당이 국회 예산 심사 기능을 무너뜨렸다”

예산안 의결을 위한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파행된 11일, 국민의힘이 내놓은 입장문이다. 이날 전체회의는 여야 간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끝내 무산됐다.

예산안 의결을 위한 국회 정무위원회 전최회의가 11일 야당의 반발 속에 파행됐다. 사진은 윤관석(가운데) 정무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김병욱(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월 8일 오전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대화하는 모습. 뉴스1

예산안 의결을 위한 국회 정무위원회 전최회의가 11일 야당의 반발 속에 파행됐다. 사진은 윤관석(가운데) 정무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김병욱(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월 8일 오전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대화하는 모습. 뉴스1

특히 여야가 강하게 충돌한 항목은 6000억원 규모의 뉴딜펀드 예산이었다. 중앙일보가 국민의힘 정무위에서 입수한 19페이지 분량의 ‘정무위 예산심사 감액 요구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3년간 8조원 규모로 추진한 산업은행 출자펀드의 결성액도 3조원에 그쳤는데, 청와대의 관심 사업이란 이유로 또 6000억원을 편성하려 한다”며 삭감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이 보고서에서 뉴딜펀드 6000억원과 정무위 소관 기관의 불필요 예산 20억원을 삭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무위 예산소위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가 뉴딜펀드 삭감안을 제시하면 잠시 뒤 민주당에서 삭감액만큼 또 다른 증액안을 내밀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시종일관 ‘삭감 떼쓰기’를 하더니 아예 뉴딜펀드 내년 예산안을 내지 말자고 했다”고 반박했다.

추경호 예결특위 결산심사소위원장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추경호 예결특위 결산심사소위원장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국민의힘에선 소관 기관의 '황당 예산'도 문제 삼았다. 대표적인 예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복합기 예산이다. 국민의힘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복합기 두 대의 1년 치 예산을 8400만원(대당 4200만원)으로 책정했다. 소위에 참석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상 복합기 한 대 가격은 1000만원 수준인데, 기관 관계자는 ‘컬러 인쇄 등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우기고, 여당 의원들은 모르는 체했다. 모욕감마저 느꼈다”고 말했다.

국무총리 산하 통일연구원의 해외 출장 예산도 소위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보고서에 따르면 통일연구원은 ‘한반도 평화 연구’ ‘북한의 인구ㆍ정책 변화 분석’ 등 8개 사업 명목으로, 미국 워싱턴과 뉴욕ㆍ하와이ㆍ샌프란시스코, 베트남 하노이, 스위스 제네바, 스웨덴 솔나, 영국ㆍ프랑스ㆍ노르웨이 등 20개 지역의 출장비 약 2억 6000만원을 편성했다.

이에 국민의힘이 “코로나 시국에 해도 너무 한 것 아니냐”고 따지자 소위에 참석한 통일연구원 관계자는 “꼭 필요한 예산”이라고 맞섰다. 실랑이 끝에 2개 사업 예산만 삭감키로 했다. 민주당에선 “연구라는 건 책상에서 하는 게 아니라, 해외 전문가들도 만나고 직접 눈으로 경험해야 진척되는 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억지를 부린다”는 반응이 나왔다.

논란 끝에 정무위 여야 간사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오전 정무위 예산안을 두고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정무위 예산안은 전체회의를 건너뛰고 곧장 예결위 테이블로 넘어갔다.

손국희ㆍ김홍범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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