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세 류중일 떠난 자리…‘올드보이’에 기회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2020.11.1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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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프로야구 KBO리그에 ‘올드보이’ 감독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40대로 바뀌는 프로야구 사령탑
성적으로 입증해야 버티는 50대
데이터야구 무장한 40대가 주축
50대 선동열 감독 거취 관심거리

올해 KBO리그 최고령 사령탑이던 류중일(57) 감독이 LG 트윈스를 떠났다. 정규시즌 4위 LG는 지난 5일 준플레이오프(3전2승제) 2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지면서 2패로 가을야구를 모두 끝냈다. 경기 종료 직후 류 감독은 차명석 단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2017년 말 LG 지휘봉을 잡은 류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3년 계약이 만료됐다. 류 감독은 2011년부터 4년 연속으로 삼성 라이온즈를 한국시리즈(KS) 우승으로 이끌었다. LG는 우승을 기대했지만, 지난 3년간 정규시즌에서 8위→4위→4위에 머물렀다.

또 다른 50대 사령탑인 염경엽(52)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건강 악화로 팀을 떠났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SK는 올 시즌 초반부터 9위로 처졌고 부진을 면치 못했다. 스트레스가 심했던 염 감독은 6월 경기 도중 쓰러졌다. 약 두 달 만에 복귀했지만, 5일 만에 다시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염 감독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지만 사퇴키로 했다. 한용덕(55) 전 한화 이글스 감독도 부진한 팀 성적(10위)으로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프로야구 사령탑

프로야구 사령탑

세 감독이 떠나면서 KBO리그에 남은 50대 감독은 김태형(53) 두산 감독, 이강철(54) KT 위즈 감독, 맷 윌리엄스(55) KIA 타이거즈 감독 등 셋이다. 국내파 50대 감독 둘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 살아남았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통합 우승으로 3년 총액 28억원(계약금·연봉 각 7억원)의 최고 대우에 재계약했다. 이 감독은 ‘만년 하위권’ KT를 올해 정규시즌 2위로 이끌며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지난달 26일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연봉 각 5억원)에 재계약했다.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50대 이상 감독은 살아남기 힘든 분위기다. 지난 시즌부터 40대 감독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2018년 말 임명된 이동욱(46) NC 다이노스 감독, 지난해 말 지휘봉을 잡은 허문회(48) 롯데 자이언츠 감독, 허삼영(48) 삼성 라이온즈 감독 등이 40대다. 올 시즌 막판 사퇴한 손혁(47)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도 지난해 말 선임됐다.

시즌 중 감독이 사퇴하면서 임시로 감독 대행을 맡는 이들도 나이가 적었다. 최원호(47) 한화 감독대행, 박경완(48) SK 감독대행 등이 40대다. 전력분석 업무를 주로 했던 김창현(35) 키움 감독대행은 심지어 30대다. 이들은 최근 야구계에 유행하는 데이터 야구에 익숙하고 능하다. 각종 첨단장비를 잘 다루고, 데이터에서 뽑아낸 자료를 분석하고 이해하는데 적극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선수의 체력과 기술을 과학적으로 관리한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50대인 선동열(57)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스터디 그룹까지 만들어 야구 공부를 했다. 빅데이터 전문가, 세이버메트리션, 통계학자, 스포츠의학 전문의 등을 초빙해 강의를 듣고 의견을 나누면서 지도자로서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선 감독은 “시대가 변했고 야구 보는 방법이 달라졌는데, 나는 그동안 그러지 못했다. 후배들을 잘못 가르쳤다”고 반성했다.

스토브리그에서 새 사령탑을 구하는 팀들 주변에서는 선 감독 이름도 오르내린다. 하지만 최근 SK는 구단 창단 멤버로 투수 출신인 40대 김원형(48)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12일 현재 사령탑이 빈 구단은 LG, 키움, 한화 등 세 구단이다. 40대가 주류를 형성하는 추세 속에서 50대 이상 ‘올드보이’에 자리를 줄지는 미지수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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