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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내각, 女재무·국방 유력"…한국계 정박 인수위 합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당선인 인수위팀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론 클레인 전 부통령 비서실장을 발표하면서 차기 행정부의 내각도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 행정부는 거의 40년 만에 처음으로 백인 일색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달리, 21세기 감수성을 반영한 내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별ㆍ인종ㆍ성소수자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내각을 구성할 것이란 얘기다.

미 행정부는 부통령과 농업ㆍ상업ㆍ국방ㆍ교육ㆍ에너지ㆍ보건복지ㆍ국토안보ㆍ주택도시개발ㆍ내무ㆍ법무ㆍ노동ㆍ국무ㆍ교통ㆍ재무ㆍ보훈부 등 모두 15개 부처 장관으로 구성된다. 이외에 백악관 비서실장과 예산관리국장, 경제자문위원장 등도 중요한 포스트로 여겨진다.

테드 코프먼 전 상원의원이 이끄는 바이든 인수위팀은 11일 정권 인수·인계를 위한 위원 530여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와 동시에 본격적인 각료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산하 국무부가 바이든 당선인 측에 각국 정상들과의 전화 통화도 연결해주지 않고 있는 등 정권 인수에 협조하지 않고 있어 각료 인선이 몇 주간 지연될 수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론 클레인 전 부통령 비서실장. [로이터=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론 클레인 전 부통령 비서실장. [로이터=연합뉴스]

NYT와 CNN도 같은 날 예상 각료 리스트를 일제히 공개했다.

NYT는 국무장관으로 이란핵합의(JCPOA) 타결의 주역으로 꼽히는 윌리엄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을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의회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포석으로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수전 라이스 전 유엔대사도 후보로 꼽혔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에는 앤서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단수로 예상했다.

2016년 방한한 앤서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가운데)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6년 방한한 앤서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가운데)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재무부 장관에는 흑인이면서 성소수자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연방은행 의장이 후보에 올랐다. 보스틱 의장이 발탁되면 최초의 흑인이자 성소수자 재무부 장관이 된다.

오바마 행정부 때 역할을 했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사라 블룸라스킨 전 재무부 부장관은 NYT와 CNN 모두 재무장관 상위 후보로 꼽혔다. 브레이너드는 외교·안보 참모 그룹 중 한 명인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부인이다.

CNN은 블룸라스킨 전 부장관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함께 진보진영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도 후보군이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Fed 제공]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Fed 제공]

국방부 장관 후보로는 CNN과 NYT 모두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 차관이 가시권에 있다고 보도했다. 플러노이 전 차관은 블링컨 전 부장관과 함께 워싱턴 안보싱크탱크 웨스트이그젝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NYT는 이라크전에 참전해 양쪽 다리를 잃은 태국계 미국인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도 후보군에 포함시켰다. 제이 존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은 최초의 흑인 국방부 장관으로 거론된다.

이라크전 참전용사인 태국계 미국인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 [AP=연합뉴스]

이라크전 참전용사인 태국계 미국인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 [AP=연합뉴스]

NYT는 미 중앙정보국장(CIA) 후보에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NSC 선임보좌관이었던 톰 도닐론 전 보좌관, 에이브릴 헤인즈 전 CIA 부국장을 꼽았다. 헤인즈 전 부국장은 국가정보국(DNI) 수장 후보로도 꼽힌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1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노동부 장관으로 기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에게 일하는 가족들을 위해 싸우도록 한다면 내가 받아들일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상원 선거 결과가 변수다. 샌더스가 장관을 맞을 경우 겸직 금지 규정에 따라 상원에서 의석 하나를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후 운명을 가를 수 있는 법무부 장관 후보와 관련, CNN은 더그 존스 상원의원과 샐리 예이츠 전 법무부 장관 대행을 유력하게 봤다. 존스 의원은 과거 검사 시절 백인 극우단체인 KKK단 사건을 수사한  이력이 있고, 예이츠 전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거부한 이력이 있다.

하비에르 베세라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 [AP=연합뉴스]

하비에르 베세라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 [AP=연합뉴스]

NYT의 법무부 장관 명단엔 하비에르 베세라 현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을 가장 위에 올라있다. 부통령 당선인인 카멀라 해리스 당선인이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 베세라 장관이 해리스 당선인을 이어 지역구를 물려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NYT는 피터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 시장이 보훈부 장관에 어울린다고 분석했고, CNN은 그가 유엔대사로 적합하다고 관측했다. 성소수자이기도 한 부티지지 전 시장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해군 장교로 복무한 전력이 있다.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로 NYT는 흑인 여성으로 바이든 당선인의 또다른 러닝메이트 후보였던 발 데밍스 전 올랜도 경찰서장을 첫번째 후보로 꼽았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어릴 적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들의 추방을 유예하는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은 NYT와 CNN 모두 적합한 후보로 봤다.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왼쪽)과 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AFP·AP=연합뉴스]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왼쪽)과 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AFP·AP=연합뉴스]

◇한국계 정박 인수위 합류=바이든 인수위팀이 11일 공개한 부처별 검토위원 명단 530명에는 한국계 대북 전문가인 정박(박정현·46)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가 포함됐다. 부처 검토팀은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행정부의 각 부처로부터 원활하게 정권을 이양받도록 하는 임무를 맡는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팀에 합류한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학 석좌. [정효식 특파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팀에 합류한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학 석좌. [정효식 특파원]

미 컬럼비아대 박사 출신인 박 석좌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담당 부정보관, 중앙정보국(CIA) 동아태 미션센터장을 지냈다.

올해 4월 출간한 첫 저서 ‘비커밍(becoming) 김정은’에서 박 석좌는 “김정은은 자신을 젊은 시절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라고 믿고 있으며, 부인 이설주 여사는 세련된 퍼스트레이디였던 재키(재클린 케네디)처럼 되도록 그루밍했다”고 분석한 적이 있다.

물론 검토팀에 포함된 것이 곧바로 내각 합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향후 내각에서 일할 가능성은 당연히 커진다. 박 석좌가 백악관이나 CIA 등에서 한반도 관련 업무를 맡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인수위가 공개한 국무부 검토팀 위원 30명은 팀장인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전 국무부 아프리카 차관보를 포함해 대부분 중동·유럽·환경·기후변화 전문가들이 포진했다. 한반도 관련 경력이 있는 인사는 박 석좌 외에 한 명도 없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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