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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체불’ 싸이월드 대표 구속은 피해…국내외 투자자 물색 중

중앙일보

입력

경영난으로 직원들에 대한 임금을 체불한 싸이월드 전제완 대표가 12일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영난으로 직원들에 대한 임금을 체불한 싸이월드 전제완 대표가 12일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금 체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에 대해 12일 법원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전 대표가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투자자를 물색해 싸이월드의 서비스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판사 조국인)은 이날 직원 수십명의 월급과 퇴직금을 합쳐 5억여원의 임금을 체불한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를 받는 전 대표에게 징역형을 내렸다. 다만 재판부는 미국 법인을 통해 싸이월드의 지분을 갖고 있는 전 대표가 투자자를 찾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전 대표 "국내외서 투자자 물색 중"

싸이월드는 최근 이날로 만료 예정이었던 도메인 주소의 유효기한을 1년 연장했다. 투자를 유치해 싸이월드 홈페이지가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버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전 대표는 임금체불로 인한 재판이 진행 중인 내내 “투자자를 찾고 있다”며 “인수가 되면 급여를 지급하고 서비스를 새로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전 대표는 한 차례 선고기일 연기 요청을 하기도 했다. 징역형의 재판 결과가 나올 경우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그는 국내 기업뿐 아니라 미국·유럽의 다수 IT기업에 투자 유치를 제안해왔다. 전 대표에 따르면 일부 기업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투자를 통해 싸이월드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기업은 나오지 않았다.

법원, "피해 회복 위해 더 노력해야"

재판부가 전 대표를 법정구속하지 않은 건 그가 싸이월드를 인수할 투자자를 찾으면 밀린 임금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로 실형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피해 회복의 노력을 위해 법정구속하지는 않겠다. 항소심에서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형 SNS '싸이월드' 첫 화면. [싸이월드 캡처]

한국형 SNS '싸이월드' 첫 화면. [싸이월드 캡처]

전 대표는 재판 직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싸이월드 자료를 주고 투자 검토를 요청했다”며 “아직까지 결론을 낸 기업은 없다. 거절한 곳도 있고, 더 검토해보겠다는 곳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만 되면 제가 가진 지분을 인수자에게 무상으로 모두 주고 싸이월드를 살리기 위해 회사에 대여한 개인 자금 30억원도 돌려받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싸이월드 접속·로그인 불안정   

싸이월드 홈페이지 자체가 당장 문을 닫지는 않을 예정이다. 다만 싸이월드를 인수해 투자하려는 회사나 개인이 나오지 않으면 서버 운영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현재 싸이월드엔 남아 있는 직원이 없다. 또 서버 운영을 위한 장비도 노후화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도메인 사용 기간은 연장됐지만 홈페이지 접속과 로그인이 불안정하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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