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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배달 큰 손 네이버···배달대행 1위 업체도 400억 쏟았다

중앙일보

입력

네이버가 배달 대행 1위 업체 ‘생각대로’에 400억원을 투자한다. 네이버는 업계 3위 ‘부릉’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앞서 2주 전에는 물류 1위 업체 CJ대한통운 주식 3000억원 어치를 확보했다. 배달·물류에 네이버의 투자가 숨가쁘게 이어진다.

네이버의 국내 배달·물류 투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네이버의 국내 배달·물류 투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무슨 일이야

· 11일 네이버는 인성데이타에 4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3%를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인성데이타는 국내 퀵서비스 시장 70%를 점유했으며, 자회사 로지올을 통해 배달 대행업 ‘생각대로’를 운영한다. 회사가 밝힌 지난 8월 ‘생각대로’ 주문량은 1500만 건으로 업계 최고 수준.
· 네이버 측은 “당장 배송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스마트스토어 입점 점주 등 협력 관계인 중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는 전방위 투자로 국내 배달·물류 업계의 큰 손이 됐다. 당일 배송, 신선배송 차비도 갖췄다.

· 국내 배달대행업 3대 업체는 생각대로·바로고·부릉이다. 네이버는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에 2017년 240억원을 투자했고, 지분 20.68%을 보유하고 있다.
· 네이버는 지난달 CJ와 주식 교환으로 CJ대한통운 지분 7.85%를 확보했다(3대 주주). 네이버 쇼핑은 CJ대한통운을 통해 자체 물류센터 없이도 신속 배송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
· 올해 상반기 네이버는 물류 스타트업 위킵, 두손컴퍼니, 신상마켓, 아워박스 등에 투자했고 지난 9월에는 패션 전문 물류 스타트업 브랜디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 3분기 네이버 쇼핑 매출은 전년 대비 41% 늘었고, 전사 매출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지난 8월 네이버 '장보기' 코너에 현대백화점·GS프레시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동시에 입점했다. 기존 네이버 회원이 별도 가입 없이 네이버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사진 네이버

지난 8월 네이버 '장보기' 코너에 현대백화점·GS프레시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동시에 입점했다. 기존 네이버 회원이 별도 가입 없이 네이버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사진 네이버

이걸 알아야 해

배송·물류는 급성장하는 시장이지만 노동 제도 등이 정비되지 않아 사업적으로는 불확실성이 크다. 네이버가 직접 뛰어들기보다 투자와 제휴를 택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 네이버는 지난 8월 신선식품 장보기를 강화했다. 전통시장·현대백화점·홈플러스·하나로마트 식품을 당일 배송한다. 단, 직접 배송하지는 않는다. 전통시장 반찬·식품 배송은 생각대로 같은 대행업체가 하고, 백화점과 마트 배송은 각사가 자체적으로 한다.
· 대부분의 택배 기사와 배달 기사는 택배사·배달대행사와 계약한 개인사업자들이다(특수형태근로종사자). 노동자 지위 및 처우, 고용보험·산재보험 같은 사회안전망 등이 미해결 쟁점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정치인들이 연이어 택배·배달 노동자들을 찾는 등 정치권 관심도 높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직 불확정성이 많은 사업 영역이다.

· 공정거래위원회는 딜리버리히어로(요기요·배달통 운영사)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합병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한 지 10개월 새 쿠팡·위메프·네이버 등이 공격적으로 배달 시장에 진입하며 시장 변동이 큰 점이 승인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나랑 무슨 상관

음식 배달 시장의 구조가 장보기·식재료 등 전 영역의 배달에 정착되고, 배달기사 확보전은 치열해진다.

· 소비자는 배민·요기요 같은 배달 앱으로 주문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배달은 ‘생각대로’ 같은 대행업체와 계약한 기사들이 한다. 네이버 장보기나 편의점의 식품·식자재 배달도 마찬가지다. ‘소비자 → 주문 앱 → 매장 → 배달중개사 → 배달대행사 → 기사’로 이어지는 6단계 구조가 보편화하는 추세다.
· 배달 대행사 간 기사 확보전도 가열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배달원 취업자는 37만 명으로 1년 새 7.9% 증가했다. 그런데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모바일을 통한 음식배달 거래액은 1년 새 83% 증가(4조4636억원), 식료품·농축수산물 거래액은 67% 증가(4조9895억원)했다.

그 전엔 무슨 일이

· 네이버는 일본·동남아 배달 시장에도 투자하고 있다. 지난 3월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과 네이버제이허브를 통해 일본 최대 배달 서비스 ‘데마에칸’을 인수했다. 라인은 태국에서도 배달 대행 앱 ‘라인맨’을 운영한다. 네이버는 미래에셋과 함께 인도의 배달 스타트업에도 투자했다.
· 네이버는 2017년 우아한형제들에 35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밝힌 투자 목적은 “인공지능 스피커와 음식 배달을 결합한 푸드테크”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 DH가 배민을 인수·합병하기로 하면서 네이버는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2200억원에 DH에게 넘겼다. 기존 투자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1800억원의 투자 차익을 거뒀다.
· ‘생각대로’ 는 경기도가 추진하는 공공배달앱 사업의 컨소시엄에도 들어가 있다. NHN이 주축이 돼 꾸린 이 컨소시엄 역시 배달앱과 중개사, 배달대행사가 포함돼 기존 배달 시장의 구조와 동일하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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