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계 성폭력은 악…가톨릭 교회서 근절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2020.11.11 23:49

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통신=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통신=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교계 내 성폭력을 근절하겠다고 맹세했다. 테오도르 맥캐릭(90) 전 추기경의 성추행 사건이 수십년간 가톨릭 내부에서 은폐됐다는 바티칸 자체 조사 보고서가 발간된 지 하루만이다.

AP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일반알현에서 맥캐릭 전 추기경의 사건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나는 모든 학대 피해자들에 대해 새로이 친근감을 느낀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교계 성폭력이라는) 악(惡)을 근절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분여간 침묵하며 학대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기도 했다.

전날 발간된 바티칸 보고서는 여러 교황과 추기경, 주교들이 1990년부터 맥캐릭 전 추기경의 성추행 정황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축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이 맥캐릭 전 추기경이 신학대학생을 추행했다는 조사 결과를 받았음에도 그를 2000년 미국 워싱턴 대주교와 추기경으로 지명했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부터 다수의 아동ㆍ성인 신도들을 성적으로 학대해온 혐의를 받는 테오도르 맥캐릭(90ㆍ오른쪽) 전 추기경. AP통신=연합뉴스

1990년대부터 다수의 아동ㆍ성인 신도들을 성적으로 학대해온 혐의를 받는 테오도르 맥캐릭(90ㆍ오른쪽) 전 추기경. AP통신=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요한 바오로 2세의 성추행 사건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폴란드 독립기념일을 맞아 “국가와 개인의 자유라는 신으로부터의 선물에 대해 감사할 때, 요한 바오로 2세가 젊은이들게 가르쳤던 것이 생각난다”며 “자유롭다는 것은 바른 양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타인을 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폴란드 바도비체 출신이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2월, 맥캐릭 전 추기경이 아동과 성인 신도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바티칸 조사 결과가 나오자 그를 사제직에서 박탈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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