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애플에 의한, 애플을 위한 M1…인텔 독립선언 첫 작품

중앙일보

입력 2020.11.11 17:40

애플이 10일 공개한 자체 설계 칩 M1. EPA=연합뉴스

애플이 10일 공개한 자체 설계 칩 M1. EPA=연합뉴스

“세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변화.”  

애플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자체 설계한 PC 칩 ‘M1’을 탑재한 신형 노트북을 출시하자 경제매체 CNBC가 내놓은 평가다. M1을 탑재한 이 제품은 '인텔 독립선언'을 한 애플의 첫 결과물이다. 애플은 2006년부터 인텔이 제조한 칩을 사용해왔으나 지난 6월 인텔 칩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늘은 맥과 애플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반도체 시장의 플레이어로 데뷔했다는 의미 부여다. 반면 PC 탑재 칩 시장에서 인텔이 누려온 입지는 흔들리게 됐다. CNBC는 “애플이 인텔에 한 방 날렸다”고 평가했다.

팀 쿡 애플 CEO는 10일 M1 탑재 노트북 출시를 두고 "애플에 역사적인 날"이라 말했다. AFP=연합뉴스

팀 쿡 애플 CEO는 10일 M1 탑재 노트북 출시를 두고 "애플에 역사적인 날"이라 말했다. AFP=연합뉴스

애플이 이날 공개한 제품은 M1을 탑재한 13인치 맥북 프로와 맥북 에어 등 두 종류의 노트북과 보급형 데스크톱 본체인 맥 미니 세 가지다. 애플 맞춤형 칩인 M1은 고성능으로 무장했다. CPU(중앙처리장치)는 최대 3.5배, GPU(그래픽 처리장치)는 최대 6배 빨라졌고 배터리 수명은 2배 이상 길어졌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애플의, 애플을 위한, 애플에 의한 칩은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ARM과의 협업으로 가능했다. 영국 기업인 ARM은 반도체 기본 설계도를 만들어 판매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이다. 삼성전자ㆍ화웨이 등이 주요 고객사다. 손정의(孫正義ㆍ마사요시 손)의 소프트뱅크가 지난 9월 미국 엔비디아(NVIDA)에 400억 달러(약 44조 원)에 넘기며 약 80억 달러의 차익을 남긴 업체다.

애플 독립 선언에 휘청이는 인텔 주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애플 독립 선언에 휘청이는 인텔 주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M1 칩 생산은 반도체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foundry)인 대만 TSMC가 맡았다. 전량이 TSMC의 최신 5나노미터(㎚ㆍ10억분의 1미터) 공정에서 생산됐다.

애플은 앞으로도 직접 개발한 칩을 사용하며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만큼 이 회사들과의 협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 CEO 로버트 스완. 로이터=연합뉴스

인텔 CEO 로버트 스완.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의 독립 선언은 인텔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취임한 로버트 스완 인텔 CEO는 지난 9월 CNBC의 인기 프로그램인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결국은 성능으로 말해야 한다”며 애플을 은근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M1은 성능 면에서도 애플 자체 생태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인텔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이런 불안감은 인텔의 주가도 잠식하고 있다. 지난 6월 주당 63.87달러이던 인텔 주가는 지난 10일 45.44달러까지 떨어졌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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