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생활건강이 지난 19일 서울 주요 도심 대형 전광판을 통해 광군제 참여를 알렸다. 사진 LG생활건강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가 11일 시작되면서 국내 화장품·패션·식품업계가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올해 광군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광군제 거래액은 3500억 위안(약 5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현대차증권은 전망했다. 광군제 당일(11월 11일) 거래액은 지난 2017년 1682억 위안, 2018년 2135억 위안, 지난해 2684억 위안으로 매년 20~30%씩 증가했다. 그동안 11일 하루에만 열렸던 것과 달리 올해 광군제는 1·2차로 나눠 진행됐다. 지난 1~3일 1차가 진행됐으며 이날 메인 이벤트가 시작됐다.
LG생활건강 후 11분 만에 863억원 매출
매년 광군제 행사에서 한국 제품 중 가장 인기를 끄는 품목은 화장품이다. LG생활건강의 대표 럭셔리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는 지난달 21일 시작된 티몰의 광군제 1차 예약판매에서 행사 시작 11분 만에 매출 5억1100만 위안(약 863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판매액을 초과하는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예약판매 시작 3분 만에 1억 위안(약 170억원)가량을 판매했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광군제 1차 행사에서 뷰티 제품의 총 거래액은 40분 만에 100억 위안(약 1조6900억원)을 넘어섰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이 광군제를 시작으로 중국발 '보상 소비'에 수혜를 보면서 국내 판매 부진을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후·숨·오휘·빌리프·VDL·CNP·수려한·더페이스샵 등 티몰에 직영몰을 운영하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 강화에 나섰다. 광군제에 앞서 예약판매 기간부터 서울 도심과 궁을 배경으로 제작한 후 브랜드 영상을 티몰에서 선보이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다.
광군제 전용 상품에 '라방'까지

아모레퍼시픽은 광군제 전용 한정판 제품을 기획하고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나섰다. 사진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의 안티에이징 제품인 자음생 에센스를 중심으로 구성한 럭셔리 세트 4종·윤조에센스 한정판 2종 등을 광군제 전용 상품으로 기획했다. 라이브 방송 등 디지털 판매 방식에 익숙한 중국 젊은 층을 겨냥해 중국 소셜미디어인 샤오홍수·도우인·웨이보에서 인플루언서의 캠페인도 진행했다.
애경산업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에이지 투웨니스의 에센스 커버팩트·루나 롱 래스팅 팁 컨실러 등 광군제 전용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티몰·징동닷컴 등 중국 내 인기 온라인 채널을 대상으로 비디비치 한정판 기획 세트를 준비했다.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광군제를 앞두고 지난달 중국 최대 화장품 유통사인 릴리앤뷰티와 미샤 유통·판매에 대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티몰 입점과 판매를 전문적으로 대행하고 있는 릴리앤뷰티와 협력해 중국에서 ‘홍비비’로 불리는 미샤 M 퍼펙트 커버 비비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농심, 중국 배우 장신성 모델로 신라면 홍보

농심은 중국 배우 장신성을 모델로 발탁해 광군제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농심
식품 업체도 광군제 전용 제품을 일제히 내놨다. CJ제일제당은 징둥닷컴·티몰에서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국물요리,햇반,컵반, 죽 등의 판매에 주력했다. 농심은 신라면·짜파게티·너구리 등 인기 제품으로 세트 상품을 구성하고 중국 배우 장신성을 모델로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지난해 하루 동안 44억원의 매출을 거둔 삼양식품은 불닦볶음면을 주력 제품으로 한정판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커머스업체 쿠팡은 광군제를 맞아 징둥닷컴과 함께 ‘11.11 광군제’ 이벤트를 진행한다. 11일부터 3일간 징둥닷컴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을 쿠팡에서도 살 수 있다. 해외 구매의 복잡한 구매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쿠팡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모든 구매 제품은 무료로 배송된다. 일반적으로 2~3주가 걸리는 배송 속도를 중국 내 징둥닷컴의 물류창고를 활용해 5~7일 수준까지 단축할 예정이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