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싫어서? 중개사협, 장관상 거절할수 밖에 없던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0.11.11 16:33

업데이트 2020.11.11 20:56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11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11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산업의 날'(11일) 행사에서 국토부 장관 표창을 받을 공인중개사 후보를 이틀 안에 정하라고 통보해 결국 한국공인중개사협회(협회)가 후보를 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정부와 부동산 시장, 공인중개사 등과의 정책 갈등이 표면적으로 분출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협회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5일 협회 측에 공문으로 장관 표창을 받을 공인중개사를 추천하라고 통보했다. 국토부가 명시한 후보 추천 기일은 지난 9일이었다. 주말인 토·일요일(7~8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틀 안에 전국 회원 공인중개사 중 후보를 추리라는 의미다. 이에 협회 이사회는 급박하게 서면으로 후보 추천 안건을 부결했다. 국토부의 후보추천 연락이 이틀을 남기고 도착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협회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매년 시상식이 열리기 한 달 전부터 국토부로부터 연락받아 왔다"며 "올해에는 촉박한 요청으로 시간상 후보 적합성을 검토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가 이사회에 올린 추천 후보는 협회 직원 한 명을 포함해 총 3명이었다. 1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과반이 참여한 상태에서 서면으로 이 안건을 부결했다. 결국 이날 장관 표창 시상식에 협회만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 협회 관계자는 국토부 측이 연락을 늦게 준 것과 관련해 "오히려 우리가 국토부에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라며 "그동안 국토부가 우리의 입장을 많이 반영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정책적으로나 업무적으로 통행이 원활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최 측의 행사 일정 확정이 늦어지면서 덩달아 국토부의 업무 연락도 미뤄졌다는 해명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산업의 날' 행사는 8개 유관 단체 및 협회가 주최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후원한다.

이날 시상식에 참여한 또 다른 협회 관계자는 "주최 쪽 단체가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단계부터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며 "부동산중개 업계가 시장 상황과 정부의 정책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김현미 장관이 개인적으로 주는 상도 아닌데 일부러 거절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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