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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광희 뜨면 서버 터진다···기업들 앞다퉈 '네고왕' 찾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웹예능 ‘네고왕’을 통해 BBQ 광고 모델이 돤 황광희. [사진 달라스튜디오]

웹예능 ‘네고왕’을 통해 BBQ 광고 모델이 돤 황광희. [사진 달라스튜디오]

“OOO 네고해주세요.”
웹예능 ‘네고왕’에 종종 올라오는 댓글이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황광희가 BBQ 본사에 쳐들어가서 8월 한 달간 치킨값 7000원 할인 협상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질레트 면도기 등 비싸기로 소문난 아이템의 역대급 이벤트를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사장 앞에서도 쫄지 않고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을 낱낱이 고하는 당당함과 가맹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하는 세심함이 맞물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새로운 회차가 공개되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것은 물론 너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 해당 회사 서버가 다운되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황광희가 대표 만나 담판 짓는 웹예능 #역대급 할인 입소문 월 최고 매출 기록 #유노윤호는 케이크 접시로 특허 출원해 #석달만에 구독자 100만 돌파 신흥강자

프로그램 시작 3개월 만에 구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한 ‘달라스튜디오’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 에이앤이 코리아에서 만든 유튜브 채널이다. 2017년 10월 한국 시장에 진출 이후 히스토리·라이프타임 등 TV 채널 외에도 웹예능 ‘뇌피셜’, SBS에서 방영한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등의 오리지널 콘텐트를 제작해온 이들은 지난 6월 고동완 CP를 영입하면서 디지털 스튜디오 규모를 확장했다. SBS ‘런닝맨’ 조연출 출신인 고 CP는 제작사 컴퍼니상상에서 김종민의 ‘뇌피셜’을 만든 데 이어 JTBC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장성규의 ‘워크맨’까지 대박을 터트리면서 웹예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워크맨’ 고동완 PD 영입, 색다른 재미

‘네고왕’에서 의류 브랜드 널디 네고 전에 시민들 의견을 듣는 모습. [사진 달라스튜디오]

‘네고왕’에서 의류 브랜드 널디 네고 전에 시민들 의견을 듣는 모습. [사진 달라스튜디오]

GS25 편의점 대표와 만나 네고하는 모습. [사진 달라스튜디오]

GS25 편의점 대표와 만나 네고하는 모습. [사진 달라스튜디오]

‘와썹맨’ ‘워크맨’ 등에서 호흡을 맞춘 강경민 PD와 김세웅 PD가 각각 ‘네고왕’과 ‘발명왕’ 연출을 맡으면서 네고와 발명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차별화를 꾀했다. 맛집 탐방 등 개인 유튜버도 쉽게 할 수 있는 소재가 아닌 방송국에서만 가능한 규모로 판을 키운 것이다. 에이앤이 코리아 디지털 스튜디오를 총괄하는 이현숙 상무는 “다큐 채널인 히스토리에서 선보인 ‘뇌피셜’이 작은 지식이라도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될만한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였다면, 달라스튜디오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콘텐트는 기존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기존에 유튜브를 하지 않던 스타들이 관심을 가진 것도 그 덕분이다. 이 상무는 “‘네고왕’은 기업 눈치를 보지 않고 사이다 발언을 할 수 있는 황광희가 가장 먼저 후보에 올랐고, ‘발명왕’은 마스크 등 발명품을 직접 특허 출원할 정도로 열정이 남다른 유노윤호가 1순위였다”고 밝혔다. 유노윤호는 “평소 관심이 많던 분야라 함께 방향성을 논의하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며 “발명품 제작 후 시연까지 하면 보통 10~13시간 정도 걸린다. 배터리가 부족해 회사(SM) 및 개인 장비를 챙겨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사람들의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하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뜻깊은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사이다’ 황광희, ‘열정왕’ 유노윤호 활약

‘네고왕’에서 BBQ 윤홍근 회장과 계약서를 작성한 모습. 해당 영상이 500만회를 돌파하면서 방탄소년단·류현진 등 톱스타만 가능하다는 1년 조건으로 광고 계약을 이끌어냈다. [사진 달라스튜디오]

‘네고왕’에서 BBQ 윤홍근 회장과 계약서를 작성한 모습. 해당 영상이 500만회를 돌파하면서 방탄소년단·류현진 등 톱스타만 가능하다는 1년 조건으로 광고 계약을 이끌어냈다. [사진 달라스튜디오]

‘발명왕’에서 케이크 접시 특허 출원을 위해 특허청에 방문한 유노윤호. [사진 달라스튜디오]

‘발명왕’에서 케이크 접시 특허 출원을 위해 특허청에 방문한 유노윤호. [사진 달라스튜디오]

기업 반응도 뜨겁다. ‘네고왕’ 첫 회 조회 수 500만회를 돌파하면 황광희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BBQ는 이름을 딴 ‘광희나는 메이플버터갈릭치킨’까지 출시했다. BBQ 관계자는 “윤홍근 회장님이 예능감이 있어서 재밌지 않을까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며 “8월에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90%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네고왕’ 이외에 별다른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은 신제품까지 인지도가 높아지자 ‘발명왕’에 “치킨 먹을 때 불편한 점을 해결해달라”고 의뢰하기도 했다.

유노윤호가 만든 케이크 접시를 보고 파리바게뜨 패키지팀이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 변리사는 선행 기술이 있다며 번번이 퇴짜를 놨지만, 유노윤호는 프로그램 후에도 ‘디벨롭’을 거듭해 특허 출원까지 진행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특허 출원 후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 바로 상품에 적용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실무적으로도 의미 있는 논의였고 홍보 효과도 있어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속시원한 앞광고 더 열광적으로 반응”

웹예능 ‘발명왕’을 통해 다양한 발명품을 선보인 유노윤호. [사진 달라스튜디오]

웹예능 ‘발명왕’을 통해 다양한 발명품을 선보인 유노윤호. [사진 달라스튜디오]

보좌관 친구와 함께 발명가 선생님을 찾아가 함께 발명품을 만드는 모습. [사진 달라스튜디오]

보좌관 친구와 함께 발명가 선생님을 찾아가 함께 발명품을 만드는 모습. [사진 달라스튜디오]

‘유료 광고 포함’ 표기를 하지 않은 유튜브 콘텐트에 대해 뒷광고 논란이 거세게 휩쓸고 지나간 터라 이를 정면돌파하는 쪽을 택했다. 이현숙 상무는 “브랜드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받고 그 안에서 재미 요소를 찾는 콘셉트이기 때문에 PPL이라 해도 가감없이 피드백을 노출할 수 있는 브랜드와만 협업했다”며 “요즘 구독자들은 속시원하고 재미있는 ‘앞광고’에 더 열광적으로 반응한다. 광고도 크리에이티브한 방법으로 풀어낸다면 콘텐트 안에 충분히 잘 녹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김영재 교수는 “재미와 공감만 있으면 긍정적인 인상이 브랜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브랜디드 콘텐트의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네고왕’과 ‘발명왕’은 이번주 12회를 끝으로 시즌 1을 마치고 재정비에 들어간다. TV 예능처럼 시즌제를 택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장의 흐름에 맞춰 그에 걸맞는 포지셔닝 하겠다는 방침이다. 12일부터 달라스튜디오는 전국 배달 맛집을 직접 찾아가 리뷰하는 ‘배달 그라운드’를 선보인다. 달라스튜디오 측은 “언택트 시대에 누구나 공감하는 키워드인 배달 음식을 장소 불문하고 어디에서든 시켜 먹는다는 새로운 콘셉트의 웹예능”이라고 소개하며 “네고왕·발명왕을 잇는 ‘OO왕’ 시리즈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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