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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싸이월드, 도메인 연장했지만 서비스는 먹통

중앙일보

입력

폐업 위기에 처한 싸이월드가 연말 만료 예정이던 도메인을 1년 더 연장했다. 이번 도메인 연장으로 당장 사이트가 폐쇄되지는 않게 됐다. 다만 싸이월드 서비스 대부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서 이용자 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지난 9일 싸이월드 도메인 주소의 소유권을 내년 11월 12일까지 1년 연장했다. 마재욱 과기부 통신자원정책과장은 "도메인을 연장해야 한다는 사실을 싸이월드 측이 모르고 있어서 과기부가 싸이월드측에 '도메인을 연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1999년에 서비스를 시작해 2000년~2010년 초반까지 '국민 SNS'로 군림했던 싸이월드는 페이스북·트위터 등 외국산 소셜미디어에 밀리며 고전했다. 이후 프리챌을 창업했던 전제완 대표가 2016년 싸이월드를 인수하고 삼성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을 투자받았지만 재도약에도 실패했다.

11일 현재 싸이월드 메인 페이지 모습. 싸이월드(cyworld.com)에 접속하면 싸이월드 데이터를 책으로 만들어주는 유료 서비스 '싸이북' 페이지로 연결되지만, 싸이월드 홈페이지에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11일 현재 싸이월드 메인 페이지 모습. 싸이월드(cyworld.com)에 접속하면 싸이월드 데이터를 책으로 만들어주는 유료 서비스 '싸이북' 페이지로 연결되지만, 싸이월드 홈페이지에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싸이월드는 경영난과 임금 체불 등의 문제가 겹치면서 직원 대부분이 퇴사했다. 전제완 대표는 "서비스를 살려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국세청은 세금 체납으로 싸이월드를 직권 폐업 처리한 상황이다. 다만 싸이월드 측이 인터넷 기업을 관할하는 과기부에도 폐업 신고를 별도로 해야하는데, 아직 이 과정은 진행되지 않았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인터넷사업자는 폐업 30일 전 이용자에게 관련 사실을 알려야하며, 15일 전까지 과기부에도 신고해야 폐업이 가능하다.

마재욱 과기부 통신자원정책과장은 "이번에 도메인을 연장한 것은 연간 비용이 30만원 정도에 불과해 가능했지만, 문제는 싸이월드가 SK커뮤니케이션즈, KT에 서버 유지 비용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싸이월드는 SK컴즈, KT에 서버를 갖다놓은 상황인데,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을 하지 못하니 사이트가 정상적으로 작동을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11일 현재 싸이월드 사이트에는 접속이 잘 되지 않을뿐더러 대부분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마 과장은 "많은 국민들이 이용한 사이트인만큼 가능하면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게끔 정부가 나선 것"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사기업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정부에서 더이상 관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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